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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日 장애인 '바(BAR)'…"팔 없다고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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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여성들이 당당한 모습으로 사람들과 마주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

바에서 일하는 코토네 씨와 동료.


지난 2015년 10월 일본 도쿄 신주쿠 번화가에 문을 연 '바(BAR)'는 장애인 여성들이 모여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은 선천적인 영향 또는 사고로 팔, 다리, 눈을 잃는 등 크고 작은 장애를 안고 있다.

처음 바가 문을 열었을 당시 관심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의식이 변해 오후 6시 개점과 동시에 손님이 몰려들어 앉을 자리조차 없을 정도가 됐다.

그들은 자신들의 장애를 숨기지 않고 당당히 공개하며 장애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지우고 있다.

사고로 팔을 잃은 고토네 씨는 의수를 움직이는 방법을 궁금해한 손님에게 사용법을 설명하며 “팔이 있을 때 보다 잡는 힘이 강해져 남자들을 때려눕힐 수 있다”는 농담 섞인 말로 상대의 조심스러운 마음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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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잃어 걷는 데 조금 불편하지만 바에 앉아 음료 만들기에는 지장 없다.


바는 가진 장애에 따라 역할을 분리해 다리를 잃은 한 여성은 바에 앉아 음료를 준비하거나 한쪽 눈을 잃은 여대생은 음료를 나르는 등 힘을 모아 함께 일하고 있다.

또 그들은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고민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등 함께 일하는 동료에서 친구가 되어가는 모습이다.

바를 운영하는 고토네 씨는 “장애가 있다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도 않고 사람들 눈을 의식해 조심스러워하지도 않는다”며 ”할 수 있는 일을 서로가 맡아서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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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를 빼 보이며 되레 손님을 놀라게 한다. 사진 왼쪽 여성은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다.


처음에는 상처를 허락 없이 만지려 들거나 쉽게 생각해 돈으로 유혹했던 일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들의 노력으로 손님들의 의식이 바뀌며 장애를 이해하고 불편을 나누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바를 찾은 한 여성 손님은 “지금 멀쩡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면 나도 그들처럼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장애는 조금 불편해졌을 뿐 다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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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특별한 대우나 동정은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한편 장애인 바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사고 등 장애를 갖게 된 사연을 듣고 동정하는 사람이 있지만 동정 대신 예를 들어 ‘손이 없네요‘라고 무덤덤하게 말해주는 게 더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뉴스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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