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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선동열 감독, KIA에서 실패 대표팀에서 만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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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일 서울 고척동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7 WBC’ 서울라운드 한국 대표팀과 상무간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선동열 코치와 이순철 코치가 뚱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7.3.2.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선택은 선동열이었다. KBO는 24일 선동열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투수코치를 국가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선임했다. 3년 전 고향팀 KIA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던 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선 감독은 오는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를 비롯해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매년 굵직한 대회들이 기다리는 가운데 최종 목표점은 2020 도쿄 올림픽이다. 한국야구 최초의 전임감독으로서 연속성을 갖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는 게 선 감독의 임무다.

사실 선 감독은 이전부터 유력한 대표팀 감독 후보로 꼽혔다. KBO리그에서 두 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국제대회에선 투수코치로서 절묘한 마운드 운용 능력을 뽐냈다. 특히 2015 프리미어 12에서 신들린 투수교체로 한국이 정상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 선임 당시에도 다수의 관계자들은 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선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에는 지울 수 없는 오점이 있다. 선 감독은 2011년 겨울 큰 기대를 받고 고향팀 KIA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인 3년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삼성 왕조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와 함께 KIA 리빌딩에도 방아쇠를 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2012시즌 5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2013시즌과 2014시즌에는 8위에 그쳤다.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신예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KIA를 떠나는 과정은 더 좋지 않았다. 2014시즌 종료 후 KIA 구단은 선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재계약을 맺은 뒤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지난 3년 간의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신사퇴했다. 재계약 직후에 사의를 표한 것은 모 선수의 군입대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불화설이 불거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히 번진 탓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현역시절 무등산 폭격기로 불리며 해태 왕조의 중심에 섰고 KBO리그 역사상 최고 투수로 맹위를 떨쳤던 그가 스스로 팀을 떠나고 말았다.

이제 선 감독이 먼 길을 돌아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아직도 친정팀에서 실패를 맛본 감독들 가운데 대다수가 재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LG 지휘봉을 잡았던 김재박 전 감독, 한화를 이끌었던 한대화 전 감독 모두 긴 시간 야인으로 남아있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그 앞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2017 WBC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은 대표팀의 리빌딩이다. 성공하면 대표팀 감독의 임기를 마친 뒤 다시 한 번 프로무대에 당당하게 입성할 문이 활짝 열리겠지만 자칫 삐긋하기라도 한다면 명예회복은 요원해질 수도 있다. 빛과 그림자, 양날의 칼을 손에 쥔 선 감독의 행보에 더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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