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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NS시인 이환천 인터뷰] "B급 유머와 반전… 현실 읽어낼 재미난 시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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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천작가는 현재 tvN 인생술집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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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천 작가는 직장인의 애환을 재기 발랄하게 풀어 낸다.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커피믹스 - 내목따고 / 속꺼내서 / 끓는물에 / 넣오라고 /김부장이 / 시키드나 ◇직장인 - 지금처럼 / 일할거면 / 어렸을때 / 존나놀걸
직장인이 겪는 애환을 재치와 해학으로 풀어낸 SNS 대표 시인 이환천의 대표 시다.

B급 유머와 재치 넘치는 자작시를 손글씨와 그림으로 풀어내 수많은 이들에게 폭발적인 호응과 지지를 받았다. 2015년 5월엔 시집 ‘이환천의 문학살롱’을 출간하며 명실상부 SNS 대표시인으로 우뚝 선 그는 현대인들이 겪는 평범한 일상을 직설적인 단어로 정곡을 찌르는 간결한 시를 쓴다.

재기발랄한 그의 시는 읽는 이에게 묘한 쾌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4글자씩 나눠 쓴 그의 시에서 느껴지는 음악적 운율은 강한 중독성 마저 느껴진다.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홀연히 떠난 호주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호주에서 틈틈이 올렸던 시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하루아침에 SNS 벼락 스타가 되었고 마침내 귀국해 직업도 바꿨다. 현재는 SNS 대표시인으로 tvN 인생술집의 작가와 광고 카피라이터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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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대표시인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환천작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 본인을 소개한다면
페이스북에서 이환천의 문학살롱 페이지를 운영하며 tvN 인생술집 프로그램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선 별난 학생으로 통했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해 학교 축제나 행사 때는 기획뿐만 아니라 행사 사회까지 도맡았다. 늘 새롭고 재밌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학 졸업 후 부산에서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1년 반 정도 회사생활을 했다. 영업 신입에게 배정된 근무지는 영업의 오지나 다름없는 부산 외곽인 탓에 경험이 없는 사회 초년병에게 영업은 무척 힘들었다. 또한, 적성도 맞지 않아 고민 끝에 회사를 관두고 친구와 함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호주에서 호텔 청소와 스포츠 마사지를 하며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터라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취득했었다. 그 덕에 스포츠 마사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기회는 뜻밖의 곳에서 찾아왔다. 호주에서의 생활은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그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썼던 자작시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급기야 한국의 출판사 여러 곳에서 시집 출간을 제의해왔다. 그 후 이번에 기회다 싶어 고민 끝에 8개월간의 호주 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해 인생 첫 시집인 ‘이환천의 문학살롱’을 출간하게 되었다. 또 사랑하는 아내도 호주 쉐어하우스에서 만났다. 이래저래 호주는 내 인생에 있어서 기회의 땅이었다.

- 언제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나 그리고 첫 시 그리고 첫 독자의 반응은?
시라고 하긴 뭐하지만, 첫 시작은 고등학교 국어 수업시간 장난삼아 쓰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고시조를 재미있는 단어로 패러디해 친구들에게 보여주면 다들 좋아했다. 그 후 엉뚱한 생각을 그림과 글로 옮길 때마다 친구들이 적극적인 호응해줘 더욱 재미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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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시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시와 본인이 가장 맘에 드는 시가 있다면
사실 모든 시에 애정이 간다. 하지만 굳이 꼽으라면 ‘소주’, ‘직장인’, ‘다이어트’, ‘커피믹스’가 뜻밖에 많을 분들이 좋아해 줘서 특히 애착이 간다. 그중 으뜸은 50만뷰 이상을 기록한 커피믹스다.

- 주변 평가 중 제일 기분 좋았던 반응은
SNS 시를 주제로 문인들을 초대해 진행하는 아침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시인이 내가 지은 ‘커피믹스’에 대해 문학적인 가치를 높게 평가해줘 기분이 좋았다.

-시가 가장 잘 써질 때는 언제
특별히 잘 써지는 때는 따로 없다. 길 가다가도 문득 떠오를 때도 있고 화장실에서 일보다가 또는 친구들과 술 먹고 수다를 떨다가도 문득 떠오르기도 해 시시때때로 불규칙적이다.

- 유명세를 타면서 달라진 점과 수입은
유니클로 매장에서 바지를 사고 수선 의뢰서에 이름을 적는데 담당 직원이 내 손글씨를 알아봤다. 그때 비로소 유명세를 실감했다.
처음엔 재미 삼아 시를 썼지만, 지금은 일이 되다 보니 하루에 한편은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아직도 시인이란 이름이 어색하고 민망하다.

많은 사람이 좋게 봐주고 있지만 반면에 “이것도 시냐”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이유로 첫 번째 시집 ‘이환천의 문학살롱’의 표지 문구가 ‘시가 아니라고 한다면 순순히 인정하겠다’라고 쓰기도 했다.

아직은 책으로 벌어들이는 인세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호주에서 벌어온 돈과 인세 그리고 틈틈이 들어오는 광고 카피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고 있다. 광고카피는 TV에 나오는 광고 카피가 아니라 모바일 앱에 들어가는 재미있는 광고문구를 만들었다.

- 타고난 끼와 유머 감각이 많은데 혹시 과거 개그맨 지망 이력이 있나
늘 넘치는 창작욕과 끼로 뭉친 부산 고향 친구들 2명과 함께 대학 졸업 전에 야심차게 개그맨 도전을 꿈꿨으나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사라져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 다른 재능이나 취미는
대학 체육학과에서 유도를 전공했다 그래서 그런지 운동을 좋아한다. 또 그림을 전공한 친형의 영향으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게 됐고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다. 특히 웹툰을 좋아해 자주 그린다.

-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나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SNL 시사 풍자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풍자 프로그램에 대한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사회적인 풍자에 대한 편견이나 제약이 전혀없는 미국의 프로그램처럼 거침없는 풍자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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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시집 ‘이환천의 문학살롱’에 이어 두번째 시집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이환천작가.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 앞으로 어떤 시를 쓰고 싶나
지금까지 대략 600편의 시를 썼다. 주로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주제로 시를 써왔다. 앞으로도 시의성에 맞는 시로 많은 사람과 공감하며 즐거움을 주고 싶다. 예를 들면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차 대국민담화를 보고 많은 국민이 공분했을 때 ‘문제’라는 시로 그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내 많은 사람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었다. [문제]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다음이/뭔지아니/답은‘하야’

앞으로의 목표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재미있어하는 B급 유머 코드와 반전이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 깊은 감명이나 울림이 있는 시도 좋지만 단지 읽는 것만으로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현실을 읽어내는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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