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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서울의대 정신과 교수, “전기치료하면 ‘가가가가각’” 환자 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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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권단체, 인권위 진정 계획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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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의 한 교수가 강의 시간에 정신과 환자를 우스꽝스럽게 흉내내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는 이 교수의 ‘환자 비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 4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의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ㄱ교수는 “요새 조증은 말이야, 과묵해. 말을 안해 조증이. 재미없게끔”이라며 환자의 증상을 “재미없다”고 평가했다. 정신과 환자에 대한 ‘전기 치료’를 설명할 때는 비하하듯 환자 행동을 흉내냈다. “내 환자가 밤새 ‘가가가가가각가가가가각’ 하면 약으로 어느 천년에 고쳐? 그냥 전기 한번 딱 줬더니 ‘가가가가각’(하고 짧게 끝나.) 한번 더 딱 줬더니 ‘잘래요’(라고 말해.)”

군대 내에서 폭력을 당한 환자에 대해 ‘환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군대가서 맞으면 우울하지. 근데 우울해봐. 일동집합!(하라고 하는데) 남들 다 가는데 지 혼자 ‘어슬렁어슬렁’ 가면 맞겠냐 안 맞겠냐. 차렷하면 남들 다 차렷 하는데 지 혼자…. 근데 어머니들은 자기 아들은 전혀 그러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학생들은 1학기가 끝난 뒤 이뤄진 강의 평가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었다”, “문제 소지 발언 있음”이라고 적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일부 학교 관계자가 인권단체 ‘인권연대’에 ㄱ교수의 행태를 제보했고, 인권연대는 환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ㄱ교수를 인권위에 진정할 예정이다.

ㄱ교수는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학생들이 아직 직접 환자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한 것”이라며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환자 증상에 대해 “재미없다” 등의 표현을 한 것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환자 증상에 대해 ‘재미 있다, 없다’ 등으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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