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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경찰홍보단-악대 등 ‘연예 의경’ 내년부터 안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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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단계폐지 때 1순위 적용

경찰이 2023년까지 병역 제도인 의무경찰을 전면 폐지하면서 일명 ‘연예 의경’을 가장 먼저 없애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의경으로 복무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속한 경찰홍보단과 경찰악대는 연예인들의 특혜성 병역 해결 창구라는 논란을 빚어 왔다. 경찰은 최근 경찰악대 소속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 탑(본명 최승현·30)의 대마초 흡입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연예 의경 1순위 폐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경 단계적 폐지가 시작되는 내년 1월부터 연예 의경을 뽑지 않을 계획이다. 그동안 연예 의경이 경찰 홍보에 큰 도움이 됐지만 탑의 대마초 파동과 의경 전면 폐지 방침이 맞물리면서 신속하게 연예 의경부터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 연예 의경 없애고 스포츠단 폐지 검토

동아일보

연예 의경은 국방부가 2013년 군대 연예 병사 제도(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를 폐지하면서 병역을 앞둔 연예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전까지는 많은 연예인들이 연예 의경보다 군대 연예 병사를 선호했다. 연예 의경보다는 연예 병사가 소속 연예인들에게 자유 시간을 더 많이 보장해 주고,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공연 횟수도 더 많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연예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홍보단은 2000년 5월 ‘호루라기 연극단’으로 시작했다가 2012년 1월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연기자 이제훈 조승우 류수영, 개그맨 최효종, 아이돌 그룹 SS501의 허영생, 초신성의 김성제 등이 이곳에서 복무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탑의 대마초 파동 이후 경찰은 유명 연예인 의경 선발에 극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연예 의경에 지원한 유명 남성그룹 2AM의 임슬옹(30)을 탈락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찰은 내년부터 연예 의경을 아예 뽑지 않고 연예 의경 인원이 일정 수준 이하로 축소되면 내년 말 이전에 경찰홍보단과 경찰악대를 폐지할 방침이다. 폐지 시점에 복무 중인 연예 의경들은 기동대와 타격대 등 일선으로 재배치된다.

경찰은 야구단과 축구단 등 의경 스포츠단도 최우선 폐지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스포츠 선수는 군 복무를 하면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지가 선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폐지 시점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축구 야구 육상 유도 사격 태권도 팀의 선수 정원을 110명으로 정해 운영 중이다. 경찰 야구단의 경우 프로야구 롯데 전준우와 KIA 안치홍이 거쳐 갔고, 두산 출신 정수빈과 이흥련, 일본 지바 롯데 출신 이대은 등이 복무 중이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국가대표 출신 염기훈은 경찰 축구단에서 복무하고 제대했다.

경찰은 2만5911명인 의경 정원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20%씩 줄여 2023년 9월까지 모든 의경을 전역시킬 방침이다. 내년부터 연예 의경과 행정·사무직 의경을 가장 먼저 없애고 신입 의경 대부분을 기동대 타격대 해안경비대 등의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의경 폐지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신규 경찰공무원을 최소 1만 명 이상 충원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공무원 81만 명 증원이 실현되면 신규 경찰공무원 2만 명 충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탑, 집행유예 항소 안 해 사회복무

연예 의경 1순위 폐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탑은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단순 대마초 흡입으로는 중형인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도 항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역 복무를 피하게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의경이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이 확정되면 병역이 면제되고, 벌금형이 확정되면 원대 복귀해 복무를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탑처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면 통상 사회복무요원(옛 공익근무요원)으로 재배치된다. 탑이 사회복무를 하게 되면 남은 복무 일수만 채우면 된다.

조동주 djc@donga.com·신규진·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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