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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지막 날까지 인술 펼치겠다…92세 현역 할머니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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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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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흔 두 살에 여전히 현역에서 환자를 돌보는 할머니 의사가 있어서 화제입니다.

의사가 아닌 환자로 남을 마지막 날까지 인술을 펼치겠다는 92세 할머니 의사를 이종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자그마한 체구에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할머니 의사. 1926년생, 올해 92살의 한원주 내과 과장입니다.

[그래 말 잘 듣지.]

7, 80대 노인 환자들에게 다정한 언니, 누나 같은 존재이자,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한원주(92살)/내과 전문의 : (얼른 가야죠. 이제….) 아니에요. 이 세상 태어나고 죽고 하는 건 하늘에 달렸지, 우리 뜻대로 안 돼요.]

총기가 흐려질 나이지만 꼼꼼하고 정확한 진료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영춘(78살)/환자 : 병을 발견하면 끝까지 봐 주신다고, 대충대충 하는 게 아니라…. 진짜예요. 진짜 고마운 분이에요.]

고대 의대 전신인 경성 여자 의학 전문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1978년 의사 남편과 사별한 뒤 이듬해 개인병원을 정리했습니다.

이후 30년 넘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며 이들의 자립을 돕는 일에 힘써 왔습니다.

[한원주(92살)/내과 전문의 : 남편이 죽으니까 재물이라는 건 그저 먹고살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모아야 되느냐? 봉사활동 좀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재활 요양병원에서 8년 넘게 숙식하며 노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한원주(92살)/내과 전문의 : 환자들이 내 친구고 다 그렇잖아요. 즐겁게 일하니까 보람된 일이고 기운이 나는 것 같아요.]

언젠간 의사가 아닌 환자로 남게 되겠지만, 마지막 그날까지 인술을 펼치겠다는 소망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원주(92살)/내과 전문의 : 어려운 사람들 위로해주고 병 치료해주는 게 이것이 사명이에요, 사명.]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윤선영)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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