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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중국 재벌 ‘좋아도 아닌 척, 있어도 없는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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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화텅, 마윈, 왕젠린, 류창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지난 20일 왕젠린(王健林·63)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테마파크와 호텔 사업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언론들은 “일무소유(一無所有) 왕젠린의 확실한 투자” “왕젠린의 일무소유?”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의 ‘일무소유’는 조선족 출신 중국 로큰롤 가수 추이젠(崔健)의 노래 제목이다. 왕 회장이 완다그룹 송년회에서 이 노래를 열창한 후 고유 수식어처럼 그를 따라다닌다. 왕 회장의 자산은 300억달러(약 33조원) 안팎으로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53) 회장과 늘 중국 최고 부호 자리를 두고 다툰다. 그런 그가 ‘가진 게 하나도 없다’고 하니 인구에 회자될 수밖에 없다.

왕젠린은 지난해 소목표(小目標)라는 유행어도 만들었다. 그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학생에게 “먼저 1억위안(약 165억원)을 벌겠다는 ‘작은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소목표는 ‘실현하기 어려운 첫 목표’라는 뜻의 자조 섞인 유행어가 됐다. 왕 회장이 중국인들에게 좋아도 아닌 척, 있어도 없는 척하는 4대 중국 재벌로 꼽히는 이유다.

왕 회장 외에도 마윈 회장, 마화텅(馬化騰·46) 텅쉰(騰迅) 회장, 류창둥(劉强東·43) 징둥(京東)그룹 최고경영자(CEO)가 ‘4대 천왕’으로 꼽힌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를 이끄는 마윈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포럼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한 것은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 회사 업무에 내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며 ‘앓는 소리’를 했다. 그는 수차례 “돈에 관심이 없다”는 발언을 했지만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해 11월 CCTV의 한 대담 프로그램에서 “창업 후 월급을 한번 받은 적도, 돈을 만진 적도 없다”고 했을 때는 사회자가 아랫입술을 꾹 물고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이 화제가 됐다.

마화텅은 집에 대해 “보통 가정이고 특별할 게 없다. 방이 좀 클 뿐”이라고 했다. 중국 남부 휴양지 하이난(海南) 싼야의 해변에 위치한 마 회장의 별장은 240평(약 800㎡) 건물에 거실만 3개, 독립 욕실을 갖춘 침실만 4개가 있고 매매가는 5000만위안(약 8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류창둥은 19살 연하의 부인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중국의 2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의 류창둥은 CCTV 대담 프로그램에서 “나는 얼굴이 예쁜지 아닌지 구분 못하는 얼굴 맹인”이라고 말했다. 미모를 자랑하는 부인 장쩌톈(章澤天)은 여고생이던 2009년 교실에서 밀크티를 들고 있는 사진으로 ‘밀크티녀’라는 유명세를 얻었다. 여기다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에 입학해 연예인 못잖은 스타가 됐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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