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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치믈리에’ 도전자들 “치킨 맛 좀 아는 사람, 나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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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배달앱 ‘배달의 민족’, 치킨 감별사 자격시험 열어

시민 500여명 필기·실기 시험치며 고개 ‘갸우뚱’

‘치킨 마니아’ 대학생 “모르는 브랜드도 많아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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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 배달의 민족이 주최한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500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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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멜로디를 듣고, 보기에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광고 음악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치러진 ‘치믈리에 자격시험’ 시험장. 수능 시험지를 연상케 하는 노란색 문제지가 배포되자 들뜬 표정의 참가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검은색 사인펜을 들었다. 이 정도 문제는 가뿐하다는 듯 자신 있게 오엠아르(OMR) 카드에 정답을 체크하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뒤이어 ‘치킨 업계 최초로 ○○○치킨을 출시한 프랜차이즈를 고르라’는 문제가 이어지자, 한층 어려워진 문제에 고민에 빠지는 참가자들이 늘어났다.

이날 오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열렸다. ‘치킨 감별사’에 도전하는 시민 500여 명이 모였다. 배달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 ‘배달의 민족’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시민들이 ‘치믈리에’로서 전문성을 시험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최쪽은 “치믈리에는 ‘치킨’과 와인 전문가인 ‘소믈리에’의 합성어로, 치킨 맛을 감별하는 전문가를 뜻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은 일반 자격증 시험처럼 1교시 필기시험과 2교시 실기시험으로 구성됐다. 1교시 시험은 치킨에 관한 상식을 평가하는 문제로 구성됐다. 치킨에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는 참가자들은 자신이 먹었던 ‘치킨의 기억’을 되짚으며 오엠아르 카드를 채워나갔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근무하는 이종석씨는 “회사에서 매일같이 치킨을 맛보고 연구한다. 상위 5% 안에 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문제가 어려운 듯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참가자들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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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치믈리에 자격시험&#39;에 응시한 참가자가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날 필기시험엔 모두 30개의 문제가 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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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험시간 20분이 지나고 2교시 실기시험을 위한 준비물이 등장했다. 2교시는 참가자들이 치킨을 직접 맛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시간. 책상 위에 치킨이 준비되자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은 이날 치킨을 ‘프라이드, 양념, 가루(조미료를 묻힌 치킨), 매콤(매운맛 치킨)’ 모두 네 개로 분류하고, 종류마다 세 가지 브랜드의 제품을 준비했다.

“양념 색깔이 탁하고 살짝 불 맛이 나는 게 100% XX 치킨이네요.” 한 참가자가 망설임 없이 오엠아르 카드를 마킹했다. 식어서 튀김옷이 눅눅해진 프라이드나 가루 치킨 영역은 브랜드 판별이 쉽지 않은 듯 여러 번 맛보는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한 참가자는 “도저히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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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치믈리에 자격시험’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실기시험용 치킨 상자를 받아들고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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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친구들과 치킨을 먹고 있다는 대학생 장한결씨는 “일주일에 적어도 4번은 치킨을 사 먹을 정도로 치킨을 매우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처음 접하는 브랜드가 꽤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치킨집을 3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신동호씨는 “치믈리에 자격을 얻게 된다면 손님들도 좋아할 것 같다. ‘치믈리에’가 튀긴 치킨을 더 믿어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주최쪽은 채점 후 필기 30문제 중 15문제 이상, 실기 12문제 중 6문제 이상을 맞힌 참가자들에게 ‘치믈리에’ 자격증을 수여할 계획이다. 결과는 오는 28일 개별적으로 통보된다. 글·사진 고한솔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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