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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449만원 다리미'도 등장…생활가전시장 초고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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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다리미 최고가…기술개발 가격인상 요인

가치 소비도 자리잡아…상대적 박탈감 심화 우려도

뉴스1

사진제공 =게이트비젼.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생활과 밀접한 생활가전시장에서 초고가 제품군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급기야 1만원 정도면 손쉽게 구매하거나 사은품으로 받는 다리미 중에서 400만원이 넘는 제품이 내달 출시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브랜드인 '로라스타'의 다리미가 내달 말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이 브랜드는 유럽 고급 다리미 시장 점유율이 66%로 1위며 다림질을 기본으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품에 장착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성능 보다 가격이다. 출시되는 4종 가격은 119만원에서 449만원까지 책정됐다. 국내 유통 중인 다리미 중 최고가다. 로라스타 유통을 밭은 게이트비젼 관계자는 "그동안 다리미는 저렴한 소형가전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가치형 소비세태가 자리잡으면서 가전시장 전체적으로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생활가전 시장을 보면 이 제품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막연하게 생각하던 가격대'를 크게 웃도는 제품이 봇물이다.

삼성전자가 5월 선보인 '세프컬렉션 포슬린' 냉장고는 내부에 도자기를 입혀 위생성을 높였다. 출고가는 1499만원으로 냉장고 중 역대 최고가다. LG전자도 'LG시그니처'라는 고급형 제품 브랜드를 만들면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웨덴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와 독일업체인 가게나우도 국내에서 고급형 가전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정수기에 이어 미세먼지로 인해 생활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공기청정기도 종전보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한창이어서다.

코웨이의 경우 6월부터 국내 공장 주요 공항에 로봇 공기청정기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정수기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는 등 해외 주요 가전박람회에 신제품을 출품하면서 제품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교원(웰스 브랜드), 쿠쿠전자, SK매직 등 가전업체들도 자사 제품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다양화하는 사업에 몰두 중이다.

물론 이들 업체는 소비자가 일시불 구매 보다 가격 부담을 덜 느끼는 렌털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렌털가격에 대한 가격 저항감도 갈수록 낮아지는 분위기여서 업체가 제품가를 올릴 유인이 높아지고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2000~2010년까지는 어느 정도 가격 민감도가 있어 월 3만원 미만 제품(렌털료 기준)이 주로 팔렸다"며 "최근에는 3만원 후반에서 4만원 초반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는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저소득층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안을 두고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생계를 위협받게 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해소방안을 찾기는 그만큼 어렵다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제품의 성능에 맞게 적정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느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 박사는 "다양한 소득 수준과 여기에 따른 시장이 형성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해소는 정부의 책무"라며 "물론 모든 계층의 소득 수준을 맞추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만 달성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정부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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