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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외국인, 코스닥 큰손으로… 6개월간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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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코스피 지수는 2450.06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450 고지에 올라섰다. 연일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올리는 주역은 단연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 9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제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면하던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코스닥도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676.60으로 마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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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받은 코스피 - 21일 코스피가 2450.06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7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닥도 676.60으로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 마감 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사상 최고치가 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9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여섯 달째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2%를 넘었다. 반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올해 들어 4월을 빼고는 모든 달에 코스닥 주식을 팔아치우면서(순매도) 외국인과 반대로 투자했다.

외국인, 올 들어 코스닥 종목 1조3400억원 쓸어담아

한국거래소 분석 결과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조3400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5월에는 5310억원 순매수했고, 지난달에도 2000억원가량을 쓸어담았다. 지난 2월부터 7월 현재(21일)까지 6개월째 계속 순매수다.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과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11.1%로, 2008년 11월에 기록했던 12.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도 24조4400억원으로, 코스닥지수가 760~780선을 오갔던 2015년 7월 중순(21조8800억원)보다도 2조원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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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사들이자 주가도 많이 올랐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2%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2015억원)한 휴젤은 외국인의 집중 투자에 힘입어 연초 32만1100원이었던 주가가 61만5900원으로 올랐다. 주가 상승률이 92%다. 메디톡스(73%)와 더블유게임즈(65%) 등도 외국인이 각각 1755억원, 509억원씩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7%에 불과했다.

◇높아진 중·소형주 가치, 코스닥 상장 대기도 호재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한국 중·소형주의 가치를 높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CIMB 한국지점 이기운 상무는 "외국인 투자자는 철저히 주식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데, 과거에는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중·소형주의 가치와 잠재력을 모두 낮게 평가했다"며 "하지만 최근 코스피 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많이 오른 감이 있는 데다, 한국의 새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면서 코스닥을 대하는 외국인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움직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오는 28일 코스닥 상장이 예정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가총액이 약 5조6000억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시장 2위로 올라서리라고 전망된다. 이와 함께 테이팩스, 티켓몬스터, 티슈진, 진에어 등 굵직한 기업들이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기관 간 투자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반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는 여전히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4월을 제외하고 여섯 달(7월 포함)에 순매도를 하면서, 올해 들어 2조5000억여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5월은 외국인이 5310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동안 기관이 4600억원을 순매도해 그 차이가 1조원에 달했다.

채남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의 특정 종목을 대거 사들일 경우 공시 의무가 까다로워지는 등 부담이 커지고, 나중에 주식을 팔려고 해도 사려는 투자자가 없을 경우 차익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겹쳐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에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lions363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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