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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2사단 자살 일병 유서… 사실은 살려달란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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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죽음에도 사단장, 대대장 나타나지 않아..반성없는 군 문화 여전

CBS 시사자키 제작팀

- 배려병사로 지정만 하고 끝? 피해자 보호원칙과 가해자 분리원칙 모두 무시
- 지갑에서 발견된 유서…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길 바랄 뿐'
- 훈련받을 때도, 천막 칠 때도, 부식 받으러 갈 때도 멱살 잡히고 폭언, 욕설
- 22사단, 육지와 해안 모두 경계해야 해서 他 전방보다 2배 인력 필요
- 사병 부족에 따른 업무 과중과 스트레스, 과도한 질책 이어졌을 것.
- 인사참모가 800만 원 위로금 나온다는 말만 남겨… 사단장, 대대장 나타나지도 않아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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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7월 21일 (금)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임태훈 소장(군인권센터)

◇ 정관용> 지난 19일 육군 22사단 소속 K일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22사단, 지난 1월에도 다른 일병의 자살 사건이 있었고 지난 2014년에 임 병장 총기 난사사건 5명 사망, 7명 부상 바로 그곳입니다. 어제 이 문제를 세상에 알린 분이죠.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연결합니다. 임 소장, 안녕하세요.

◆ 임태훈>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K일병 어쩌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그 경과 정리해 주세요.

◆ 임태훈> 4월달에 부대에 전입을 했는데요. 그 당시 이제 업무들에 대해서 질책을 많이 받고 그리고 멱살도 잡히고 또 구타도 당하고 폭언과 욕설은 거의 굉장히 잦게 있었던 것 같고요, 유서 내용을 살펴보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이제 스트레스로 작용했고 무엇보다도 그런 문제를 지휘관에게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이 헌병대로 수사를 받거나 긴급체포되는 것도 아니고 배려 병사로 지정만 하고 GOP 투입만 배제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리되지 않으면서 이렇게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자기 부대장한테 선임한테 폭언, 폭행을 당합니다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죠?

◆ 임태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언제라는 거예요?

◆ 임태훈> 그게 병원에 가기 전쯤이니까. 제가 보니까 GOP 투입이니까 면담이 14일에 있었거든요. 7월 14일. 금요일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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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 정관용> 원래 그렇게 면담을 시작해서 얘기를 들어보고 이른바 배려 병사 이걸로 지정을 하게 되면 군에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이 매뉴얼에 나와 있습니까?

◆ 임태훈> 무엇보다도 배려 병사 지정보다는 이 사안은 본인 스스로에게 부적응의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구타 가혹행위, 즉 인권침해에 의해서 부적응이 발생한 것 아닙니까? 그러면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은 우리 육군 규정에 보면 이러한 가혹행위가 발생했을 경우 신고자, 제3자가 신고하면 그 신고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요, 지휘관은. 두 번째 가해자는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모든 것을 강구해야 된다가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피해자 보호원칙과 가해자를 분리하는 원칙들이.

◇ 정관용> 안 지켜졌군요?

◆ 임태훈> 안 지켜졌죠.

◇ 정관용> 그리고 병원은 왜 갔습니까?

◆ 임태훈> 앞니가 빠졌습니다. 훈련 중에 그렇게 된 것이고요. 그래서 임플란트를 하러 갔는데 문제는 국군수도병원이 고성하고 상당히 떨어져 있지 않습니까, 분당에 있으니까. 보통은 이렇게 되면 군 부대 차량이나 상급자의 간부가 동행해서 가야 되는데 진료받을 당시에 동료 일병과 함께 동료 일병의 아버지의 차량을 이용해서 국군수도병원 진료를 간 것이죠.

◇ 정관용> 그리고 진료받고 나오다가 다시 병원에 올라가서 이렇게 된 거죠?

◆ 임태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아까 유서가 있었나요?

◆ 임태훈> 유서가 있었습니다. 지갑에서 발견이 됐는데요. 메모 형태로. 축약해서 말씀드리면 엄마 미안해라는 말이 있고요. 어쩌면 나는 그냥 이 세상과 안 맞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살면서 무엇 하나 이겨낼 자신이 없다. 매일 눈을 띄는 게 괴롭고 매 순간 모든 게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그냥 편히 쉬고 싶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게 사실은 살려달라는 소리거든요.

◇ 정관용> 정말 극한 상황에 처해 있었군요, 그 글귀를 보면.

◆ 임태훈>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병영 부조리에 대한 부분을 휴대용 수첩에 적어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도 이제 무슨 훈련하는 데, 천막치는 데 폭언, 욕설을 들었고 부식받으러 안 간다고 이유로 멱살 잡혀서 밥 먹으러 가기 전에 누가 함부로 합니까, 그렇지 않죠. 그리고 심지어는 이 부러진 거 가지고 강냉이 하나 더 뽑히고 싶냐. 강냉이 하나 더 뽑히면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겠느냐면서 비아냥거리고.

◇ 정관용> 그런 게 수첩에 적혀 있다? 그 유서와 수첩을 임태훈 소장도 다 보셨어요? 유족들이 갖고 있나요?

◆ 임태훈> 유족들이 보셨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헌병들이 못 찍게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유서내용은 유족들이 확인을 했고요. 제가 이것을 입수한 것은 다른 경로로 입수를 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경로요?

◆ 임태훈> 업무상 제보 들어온 것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유족들이 직접 눈으로 보신 내용과 일지한다는 것이죠?

◆ 임태훈> 일치하죠. 그래서 저도 사실은 이 사안에 대해서 이틀 전에 사망 2시간 뒤에 정보보고를 받았습니다. 받았고 제가 계속 이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가 유족들의 전화를 받고 최종적으로 기자회견을 허락하셔서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해서 폭로를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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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런데 이 22사단이 지난 1월에도 자살 사건이 있었고요. 그렇죠? 2014년에 임 병장 총기난사사건이 있던 그곳이죠?

◆ 임태훈> 그렇습니다. 그리고 1980년도에 임 병장 사건과 유사하게 부하들을 총으로 살해하고 월북한 상병 사건도 있었죠.

◇ 정관용> 1980년도까지는 너무 먼 과거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독 22사단이 지금 이런 일이 많은 거죠?

◆ 임태훈> 많다고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사고가 터지면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거죠. 생명에 관한, 생명권 박탈에 관한 문제이니까요. 그래서 이 부분이 왜 이렇게 많이 22사단이 부각되냐라고 봤을 때 그것은 육지와 해안 경계를 다 같이 하는 곳이기 때문에.

◇ 정관용> 위치가 그러면 강원도 맨끝 그쪽입니까?

◆ 임태훈> 고성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게 다른 전방지역보다 두 배로 인력이 투입돼야 됨에도 불구하고 그 두 배의 인력을 적은 숫자로 방어를 하다 보니까 업무가 과중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조그마한 어떤 잘못에도 스트레스와 질책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향후에 이걸 보완하자고 계속 얘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육군이 이것을 어떻게 보완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입니다.

◇ 정관용> 그러네요. 그 사단의 업무가 다른 사단에 비해서는 경계해야 할 면적이나 자체가 워낙 넓다?

◆ 임태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뭔가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이 말씀? 그것도 그렇도 아무튼 이른바 부대장과의 면담을 했고 배려 병사 지정하면서 가해자를 분리하지 않은 것 이런 것은 꼭 좀 짚어줘야 하겠네요.

◆ 임태훈> 그리고 사후에 사실은 사단장이 와서 유족들을 위로하고 본인도 본인 부하가 죽었으니까 본인도 상주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타나지도 않고 인사참모만 와서 장례절차만 얘기하고 800만 원 정도의 위로금이 나온다 이런 얘기만 하고 가버리니까 부모님들이 굉장히 상처 받죠. 대대장도 나타나지 않고요. 그래서 사후에 문제 처리에도 사실상 육군이 과거 사건을 겪으면서도 전혀 반성하거나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점입니다.

◇ 정관용> 우리 군 문화 정말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임태훈>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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