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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권력바라기' 논란 중인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 취소 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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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다큐 제작 등 당초 예정 4개 사업 중 3개 취소, 1개 보류

"정치적으로 논란 우려 있는 사업이어서 취소 "

구미시는 도와 별개로 기념 사업 계속 추진

"정치적 평가와 별도로 주목할 만한 업적 남긴 인물"

박 전 대통령 기념동산 조성하고 기념음악회 열어

우정사업본부의 '박정희 우표' 발행뿐 아니라 다른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도 줄줄이 취소됐다. 경북도가 올해 지원하거나 주관해 열기로 한 박정희 대통령 관련 기념 사업 대부분을 취소하기로 결정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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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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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오는 12월까지 지원·주관하기로 한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5개 중 3개를 최근 취소했고, 1개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취소 사업은 박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제작(예산 3억원)과 박 전 대통령 일대기 신문 연재(3억원), 박 전 대통령 기념음악회(1억원)다. 도는 또 구미시에 예산을 지원해 함께 추진하기로 한 탄생 100주년 탄신제(5000만원)는 취소를 검토 중이다. 예정대로 진행하는 사업은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학술대회(2억8000만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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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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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렬 경북도 정책기획관실 사업담당은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 이미 사업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기념 메달 등 기념품 제작사업(2억원), 박 전 대통령 재조명 학술대회(1억원) 이외엔 추가 지원이나 추진이 어렵다"며 "국민 정서상 맞지 않고, 국민 통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경북도 관계자는 "정치적 논란이 우려되는 사업들이다. 정치적 논란이 없던 시기에 결정된 사업들이어서 다시 결정할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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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상 대담 이미지. [중앙포토]


사업 취소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경북도가 정치적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판단한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익명을 원한 경북지역 대학 교수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미 결정된 사업을 대거 취소하는 것은 속내가 너무 뻔히 보인다" 고 했다.

경북도와 달리 박 전 대통령 고향인 구미시는 탄생 100주년 기념 사업들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 기념동산 조성 사업(예산 1억5000만원), 휘호·탁본집 제작(1억원), 사진 전시회(9000만원) 등이다. 시민참여 기념 연극(6000만원)도 무대에 올린다. 교향악단 초청공연(8000만원), 파독 광부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공연(5000만원), 산업화 주역 초청 투어·강연(3000만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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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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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는 도에서 예산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탄신제도 규모를 축소해 자체 예산(5000만원)만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익명을 원한 구미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선 경북도가 갑자기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취소하는 모습이 반가울 리 없다"며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계획한 사업을 모두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미시는 18일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와 함께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박정희 우표’ 발행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구미시 한 간부는 "역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건 정치적 논란 및 공과의 판단과는 별개"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지만 중화학공업 육성 등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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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남유진 구미시장이 서울행정법원을 찾아 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 오른편이 남유진 구미시장, 왼편은 전병억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 [사진 구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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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억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은 “지난해 우표 발행 심의 때는 압도적으로 찬성했던 우정사업본부 심의위원들이 정권이 바뀌고 나니 결정을 뒤집었다”며 “정권에 아부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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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8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사진 우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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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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