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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준비는 다됐는데..” 부품업계, 접히는 폰 출시지연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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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출시일정 맞춰 준비 다 하고도 확신 부족

수 년간에 걸친 R&D 투자비용 회수도 함께 지연

아예 직접 수요 발굴 모색하자는 움직임도 강화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폴더블(Foldable, 접히는)’ 스마트폰 출시가 연기되면서 부품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해놨는데 실적으로 이어지려면 2년 가량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산설비 투자 시기를 조정하고, 수요 발굴을 위한 관련 인력 채용 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구글 등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접히는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오는 2019년으로 미룬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지티애널리틱스(SA)는 보고서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예상은 오래전부터 떠돌았지만, 시장에 등장할 준비는 전혀 되지 않았다”며 출시 시기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내후년’ 투자 마치니 미뤄진 출시 시점

당초 부품 업계는 업계 내부적으로 논의된 시한인 올해 하반기 관련 제품 출시에 맞춰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올 1분기 관련 업체들의 기업설명회(IR)에서 이미 “올해 말이면 폴더블 제품이 상용화될 것”이라며 관련 준비를 마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시아권 외신들도 해외 협력사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폴더블 제품을 연말에 내놓을 것이란 보도를 내놨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당초 올해 말로 정했던 출시 시점을 2019년으로 약 2년간 미뤘다는 결정이 알려지면서 삼성SDI(006400),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는 물론 LG디스플레이(034220), SKC(011790), 코오롱(002020) 등 다른 관련 업체들도 김이 샜다.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제품 개발을 양산이 가능한 수준에 가깝게 올렸지만,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만회하는 시점이 늦춰져버린 것.

하드웨어 분야의 변화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보류 소식에 애플, 구글 등 미국 업체는 물론 중국 제조사들도 실제 상용화 속도는 조절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현재 관련 업계의 기술력은 이미 폴더블 형태 제품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중국계 제조사인 레노버는 지난해 6월 씨플러스, 폴리오 등 2종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에 이미 상용화된 휘어지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미 휘어지는 단계를 넘어 접거나 잡아 늘리는(Stretchable) 형태까지 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특히 LCD(액정표시장치)를 대체해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으로 관련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패널 제조사들은 물론, 편광필름을 만드는 삼성SDI와 LG화학(051910), 폴리이미드(PI) 필름을 만드는 SKC코오롱PI(178920) 등 관련 업체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 부담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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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직접 만들자’ 팔 걷고 나선 디스플레이 업계

이처럼 양산 준비가 됐음에도 새로운 형태의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이유는 결국 실제 수요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라운드나 LG전자의 G플렉스 시리즈 등 일부 시범적인 제품이 판매됐지만, 흥미 수준에서 그쳤다는 평가가 많다. 종잇장 접듯 변형되는 기기가 수요를 얻으려면 이에 맞춘 콘텐츠나 사용자 환경(UI) 등 관련 개발 작업이 뒤따라야 하는데, 아직 이러한 움직임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 기업의 장기인 ‘일정 바짝 당기기’가 통하지 않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를 중심으로 부품사가 직접 수요 발굴을 위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박사급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인데 상품기획 분야도 모집 대상이다. 특히 완제품(SET) 디자인에 대한 인력 수요를 명시해 눈길을 끈다. LG디스플레이도 협력사, 연구기관, 학계 등 산·학·연 협력을 통해 투명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플렉시블, 폴더블 등 새로운 형태의 제품 상용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SA는 “폴더블폰을 기다리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기능을 결합해 우리가 모바일 기기를 보는 방식을 진실로 바꿔놓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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