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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쫓아가면 달아나고…LG-kt가 만든 한 여름 밤의 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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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탄식과 환희, 추격이 접목된 한 여름 밤의 활극이었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선발 맞대결 및 최근 흐름 상 LG의 우세가 점쳐졌는데 실제 경기는 매우 스펙타클했다. 결말을 쉽게 종잡기 힘들었다.

시작은 LG가 웃고 kt가 울었다. 경기 전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kt는 1회 선취득점을 얻었지만 오래 웃을 수 없었다. 곧바로 1회말 대위기가 찾아왔기 때문. kt 선발투수 정성곤은 이날 경기 전까지 8연패 늪에 빠진 상태였는데 경기 전 김진욱 감독도 그의 구위에 대해 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정감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정성곤은 1회부터 난타 당했다. LG는 2번 타자 강승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연속 안타와 볼넷, 폭투가 이어지며 타순을 한 바퀴 돌았다. 그렇게 LG는 6점을 뽑아냈다. 정성곤은 진땀 끝 겨우 1회를 마칠 수 있었다. 1-6, 경기는 그렇게 LG 쪽으로 순식간에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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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kt가 20일 혈투르 펼쳤다. 승부는 LG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사진=김재현 기자


흐름 상 LG의 압승 분위기가 예상됐으나 흐름이 점점 미묘하게 변해갔다. 3회 한 점 만회한 kt. 그리고 운명의 5회가 시작됐다. 발단은 LG 선발투수 류제국이었다. 전반기 막판 기세가 그다지 좋지 않아 말소된 뒤 이날 등록된 류제국은 이날 경기 내내 구위가 좋지 않았으나 팀 타선의 도움과 아슬아슬한 피칭으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5회초 볼넷과 사사구를 연거푸 허용하며 갑작스러운 위기에 직면했다. 급기야 밀어내기로 2실점하며 승리요건을 눈앞에 두고 강판됐다. 교체된 최동환이 또 밀어내기로 실점해 점수차는 순식간에 한 점차가 됐다.

잠실구장 한 쪽은 뜨거워지고 동시에 다른 한 쪽은 적막해진 순간. 하지만 이내 LG 백창수가 투런포를 터뜨리며 다시 LG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왔다. kt로서는 잘 따라가다 내준 실점이라 아쉬웠다. 바뀐 투수 주권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6회초 이번엔 kt가 LG 불펜 최동환과 고우석을 상대로 연속 4안타를 때리며 순식간에 3점을 뽑아냈고 동점이 됐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추격한 kt의 결실이 맺어지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반전을 맞이한다. LG는 6회말 2사 1루 상황. 타석에 선 김재율은 상대투수 김사율로부터 무려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연속 네 번의 파울. 집념의 대결서 김재율은 10구째를 통타해 중견수 방면 안타로 만든다. 이로 인해 주자는 1,3루가 됐고 대타 이천웅이 바뀐 투수 이상화로부터 우전안타를 날려 다시 9-8로 LG가 앞서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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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kt는 이날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다. 사진=김재현 기자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kt가 7회초 오태곤의 2루타와 이대형의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든다. 그러나 8회말 LG가 이번에는 선두타자 양석환의 안타와 이천웅의 적시타로 다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마친내 최종스코어 10-9 LG의 신승으로 경기가 끝이 났다.

달아나면 추격해오고 쫓아가면 도망가는 한 편의 액션물 같은 경기였다. 1회초만 하더라도 전혀 상상하기 힘든 흐름으로 전개된 경기이기도 하다. 다만 승부답게 승패는 가려졌다. LG는 승리했고 kt는 아쉽게 고개를 떨궜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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