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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불굴의 전사' 존 매케인, 악성 뇌종양도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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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EPA연합뉴스

베트남전 포로로 혹독한 고문을 겪고, 공화당의 ‘이단아’로 평생을 ‘투쟁’해 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80)에게 새로운 시련이 닥쳤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매케인이 치료를 받는 애리조나주 메이오 병원의 의사를 인용해 “매케인이 뇌종양 진단을 받고 지난 14일 혈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주치의는 매케인에게 2주간 움직이지 말고 요양할 것을 권했다. 이후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도 받아야 한다. 그는 악성 뇌종양의 하나인 아교종 진단을 받았다. 2008년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같은 병을 진단받고 15개월 뒤 세상을 떠났다.

매케인 측은 “잘 회복하고 있다”고 성명을 냈다. 불굴의 의지로 정평이 난 그는 일에 빨리 복귀하려 의욕을 보이며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매케인에게 병마가 찾아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에 진단받은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은 얼굴에 흉터를 남겼다.

2008년 대선에서 경쟁한 ‘정적’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존 매케인은 미국의 영웅이자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한 전사”라며 “암은 지금 누구와 맞서 싸우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존, 암을 지옥으로 보내버려라”라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쾌유를 기원한다”고 올렸다.

매케인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당해 5년간 악명 높은 하노이의 감옥에서 포로로 지냈다. 격추 당시 입은 부상과 포로 시절 받은 고문으로 매케인은 팔을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해군사령관이던 매케인의 아버지는 게 월맹군의 조기 석방 제안을 거절하고 아들이 있는 하노이 폭격을 명령했고 매케인 본인도 먼저 잡힌 포로가 나갈 때까지 석방을 거부했다. 그는 귀국 후에도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다시 전투기 조종대를 잡았다.

매케인은 1987년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공화당 내에서 특유의 소신을 고집하는 ‘독자 노선’으로 매버릭(이단아)으로 불렸다. 1994년 당의 반대에도 민주당과 협력해 베트남과 관계정상화를 주도했고 빌 클린턴 정부의 담뱃세 정책을 지지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내며 의회의 조사에 적극적이다. 매케인은 80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매케인이 올해에만 15개 국가를 다니며 12만㎞를 여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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