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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물가의 ‘빈 의자’로 이어지는 류샤오보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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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SNS에 사진 공유…베이징서도 추모공간

유해 뿌린 바다까지 헤엄쳐 다녀오기도



옥중에서 발병한 간암으로 최근 끝내 숨을 거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망 7일째 망자의 혼백이 집을 다녀간다는 중국 전통 장례절차 ‘두칠’이었던 19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물가에 놓인 빈 의자 사진이 지구를 돌며 다양한 형태로 게시·공유됐다. 미국 동부 허드슨강과 서부 샌프란시스코만, 영국 런던 템스강, 뉴질랜드와 대만 등을 배경으로 다양한 ‘물가 사진’이 올라왔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불참한 그를 대신한 ‘빈 의자’와 그의 유해가 뿌려진 바다를 상징하는 ‘의식’이다. 참가자들은 항쟁과 자유, 희망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을 모아 찍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홍콩만에서는 1500명이 모인 추모행사가 열렸다. 2014년 ‘반중' 성향 우산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우리가 홍콩의 인민해방군(중국군) 본부 건물에 류샤오보 사진을 투사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중국 내부에서는 당국의 감시 탓에 추모 움직임이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어젯밤 베이징에서 그 억압적인 환경에서, 그 긴장된 분위기에서, 친구 몇몇이 조용히 침통한 심정으로 그를 애도했다”며 실내 추모 공간의 사진을 올렸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류샤오보의 유해가 뿌려진 랴오닝성 다롄의 바닷가에 두 시간가량 헤엄쳐서 다녀왔다며, 준비해 간 국화를 뿌리고 왔다고 밝혔다.

중국 내부에서 그동안 외신 등을 통해 류샤오보의 근황을 전해왔던 인사들은 ‘강제여행’ 조처를 당하거나 당국의 경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알지 못한다”고만 말했다. 인권운동가 후자는 20일 트위터에 “두칠이 지났는데도 우리집 앞의 경계는 여전하다”며 “당국이 지난 14일 ‘적어도 류샤오보의 두칠이 지나야 한다(경계를 풀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적어도’가 연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다롄 앞바다의 장례식 사진을 마지막으로 부인 류샤의 행적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한겨레

류샤오보의자유를위한행동그룹이 빈 의자로 류샤오보를 추모하자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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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의자유를위한행동그룹 페이스북에 올라온 추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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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의자유를위한행동그룹 페이스북에 올라온 추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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