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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0만원짜리 '프랑스의 자존심' #일상가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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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엔트리급 인이어 이어폰 스파크를 만나다

이코노믹리뷰

사진=노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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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건에 얽힌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상가젯

생긴 게 튀지 않아도 브랜드만으로 빛나는 물건들이 있다. 브랜드에 얽힌 스토리를 하나하나를 알아가다보면 같은 물건도 달리 보인다. 브랜드의 힘이다. 모든 브랜드가 똑같은 힘을 발휘하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내게 온 스파크 역시 그런 물건이다. 프랑스 음향기기 브랜드 포칼의 엔트리급 인이어 이어폰이다. 포칼? 우리나라에선 이렇게 얘기하면 어떤 브랜드인지 대부분 알 거다. S사 모 회장 동영상 유출 사건을 기억하는지? 거기에 억대 포칼 스피커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뜻밖의 PPL이다.

정확히는 그랜드 유토피아 EM이란 스피커다. 포칼 최상위 라인업의 위엄! 거대하고 아름다운 이 물건은 가격마저도 끝내준다. 소비자가격 2억원대의 위엄이란. 이 제품 말고도 포칼 스피커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기 일쑤다. 단순히 비싸기만 했다면 기업인을 비롯해 앨리샤 키스나 셀린 디옹 같은 가수가 포칼을 사랑하진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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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그랜드 유토피아 EM. 출처=포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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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자존심’ 포칼을 만날 시간이다. 그 시작은 1979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프랑스 생테티엔 지방에 회사 문을 열어 초고속 성장했다. 기술연구가 집약된 라인업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 유명 오디오 어워드를 휩쓸며 명성을 쌓았다. 90년대에 이르러서는 ‘프랑스의 자존심’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포칼 제품 대부분이 ‘메이드 인 프랑스’다. 생테티엔 루아르에서 제품을 연구ㆍ개발하고 생산한다. 자체 공정으로 유닛, 네트워크 설계부터 인클로저 제작까지. 스피커 하나를 온전히 만들어내는 역량을 갖췄다. 포칼은 여전히 스튜디오나 콘서트 현장 사운드를 사운드 스테이지에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쓴다.

허락되지 않은 이름, 포칼 영접

포칼은 막귀이자 흙귀인 내게 허락되지 않은 이름이다. 가치를 가늠할 수 없으니 섣불리 지갑을 열 수도 없지 않나. 한두푼도 아니고. 다음 생에는 스피커에 수억원을 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포칼을 경험할 기회가 왔다. 스파크 덕분이다.

포칼 스파크 말고 2가지 스파크가 더 생각난다. 하나는 쉐보레 스파크란 자동차다. 또 하나는 DJI의 스파크란 드론이다. 두 스파크는 포칼 스파크와 닮은 구석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그 브랜드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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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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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스파크 역시 같은 포지션이다. 포칼 물건이 10만원 이하라니 기적 같은 가격 아닌지. 이 브랜드가 이어폰을 만든 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스피어란 제품으로 이어폰 시장에 도전했다. 당시 20만원대 가격은 파격이었다. 보통 사람 눈엔 이 역시 비싸보이지만 포칼이니까. 그런데 10만원 밑이라니.

두 번째 이어폰 스파크는 가격 측면에서 더욱 대중에 다가선 셈이다. 내 스파크는 유선이지만 포칼은 트렌드에 맞게 블루투스 버전도 내놨다. 무선이 유선보다 3만원 비싸다. 어쨌든 10만원 내외이니 휴대폰 번들 이어폰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겐 적정 가격이 아닐까싶다.

전작 스피어는 프랑스 물건답게 자태가 우아하다. 스파크 역시 이를 계승한 생김새다. 대신 스피어보단 이어폰 디자인 평균치에 더 근접한 무난한 느낌이다. 단순함 속에 우아함이 묻어난다. 내 스파크는 블랙 컬러인데 실버와 블루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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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 스파크 블루 컬러. 출처=포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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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바디에, 칼국수 면 같은 플랫 케이블 타입이다. 대개 칼국수 케이블은 볼품없는데 포칼이 만들어서 그런지 면발이 잘빠졌다. 줄 꼬임이 적은 건 덤이다. 케이블 길이는 1.4m로 넉넉한 편이다. 케이블에 마이크겸 3버튼 컨트롤러가 달려 유용하다.

패키지가 요란하지 않고 작은 편이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3가지 크기 실리콘 이어팁이 있어 내 귀에 맞는 걸 고르면 된다. 포칼 로고가 박혀있는 반지함 크기 케이스가 멋스럽다. 다만 이어폰에 비해 크기가 작은 편이라 구겨넣어야 한다.

어떤 소리를 들려줄까? 큼직한 9.5mm 드라이버가 밸런스 있는 사운드를 뿜어낸다. 특정 음역대나 소리가 강조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중 타깃 제품인 까닭인지 개성을 챙기기보단 무난하게 듣기 좋은 소리를 낸다. 다 떠나서 ‘포칼을 듣는다’는 경험이 값지게 다가왔다. 포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더라. 비스듬하게 상위 라인업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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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닝의 완성 아닌 시작점

“내면의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운드를 만들겠다.” 포칼의 미션이다. 그런 가치가 스파크에도 깃들어 있을 게 분명하겠지만 애석하다. 이어폰이 사람 잘못 만났다. 리스닝은 좋은 음악과 훌륭한 음향기기, 여기에 황금귀가 만나야 완성되는 것 아닌지.

이게 맞다면 나랑 스파크는 완성된 관계가 될 수 없다. 가능성은 있다. 나 같은 사람에게 스파크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니까. 스파크는 어쩌면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이어폰이다. 사알못(사운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지만 오디오파일을 꿈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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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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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칼이 의도한 측면일 수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의 이런 도전은 언제나 환영이다. 정리하자면 스파크는 번들 이어폰을 사용하다가 조금 더 좋은 이어폰을 사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포칼이 주는 선물 아닐지. 데일리 이어폰으로 딱이다. 참고로 스파크는 포칼 국내 수입원 오디오갤러리를 통해 살 수 있다.

▶나의 인생템은 어디에?[플레이G 페이스북 페이지]

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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