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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건축가의 중국유람기… 중국인이 시끄러운 이유는 그들의 공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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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인은 왜 시끄러운가
오영욱 지음|스윙밴드|312쪽|1만5000원

“황량한 땅에서 혼자 알아서 생존해야 했던 중국인들이 배려심이 없는 것도 약간의 증오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나라, 짝퉁의 나라, 지저분한 나라, 북한을 조종하며 미국과 맞장 뜨는 나라, 돈이면 다 되는 공산주의 나라, 시끄러운 중국인들이 13억 명이나 사는 나라… 한국인의 통념에서 중국은 ‘비호감’의 국가다. 그만큼 중국은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껄끄러운 존재였으며, 언제든 우리의 안보나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경계 대상이었다.

많은 이들이 중국에 대해 반감을 갖고 중국 것이라면 하찮게 여기곤 한다. 특히 최근 사드와 경제보복으로 한중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중국을 향한 우리의 태도는 더 강경해졌다. 이 책은 중국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대부분은 중국을 잘 몰라서 그런 것’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건축가 오영욱은 전 세계 30개 국가를 여행하고 책을 쓴 여행 전문가다. 그는 2년간 중국 11개 도시를 여행하며 평범하고 일상적인 풍경에서 작지만 흥미로운 것들은 발견해 냈다. 주목할만한 점은 고지도를 들고 현대의 장소에서 사라진 시간의 흔적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교토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고성(古城)을 경험한 저자는 건축가의 시선과 감각을 보태 중국 역사 도시들의 구조를 복원하고 그들의 문명과 삶을 유추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의 백미는 중국 거리 곳곳을 보여주는 사진과 저자가 그린 삽화다. 흑색 잉크 펜으로 유려하게 그려낸 중국의 모습은 사진보다 더 실감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중국인이 시끄러운 이유는 그들이 사는 공간에 숨어 있었다. 넓은 땅덩어리 한복판에 도시를 건설한 중국인들은 전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살았기에 모든 왕조가 성벽을 세우는 일에 열심이었다. 중국의 도시들은 첩첩이 담으로 이뤄졌고, 성안에도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집들이 들어섰다. 안을 엿볼 수도 바깥을 살필 수도 없는 집이기에, 중국인들에게는 소리를 듣고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중국인이 시끄러운 것은 워낙 많은 인구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 기도하겠지만, 그들이 살았고 익숙해진 도시구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어느 한쪽이나 분야에 편중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중국을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의 입장에서 이 성가시고 시끄러운 이웃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조선비즈 문화부(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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