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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분석] 정부, 北에 '군사·적십자회담' 승부수…의제와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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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17일 북한에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동시 제안했다. 사진은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배정한 기자, 서울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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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오경희 기자] 문재인 정부가 17일 북한에 남북 군사당국회담(7월 21일)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8월 1일)을 동시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의 후속조치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와 대한적십자회 측의 회담 제안 발표 직후 '베를린 구상 후속조치' 브리핑을 갖고 "현재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 이산가족 상봉 등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적 단계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 시각)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신(新) 한반도 평화비전'을 발표하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다. 또 △올해 10월 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단 참가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단 등을 북한에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회담 수용 여부가 향후 문재인 정부 초반 남북관계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이 우리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1년 7개월여만에 남북 당국회담이 이뤄진다.

◆ 국제사회 '대북제재' 속 '대화' 제의…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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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에서 남북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며 남북 간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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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 속에서도 '핵보유국'으로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비핵화 불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 사흘 만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해 도발을 이어갔고, 이후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는 대북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대화'를 통해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북핵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지난 6일(현지 시각) 쾨르버 연설에서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를 위한 이행 조치로, 쾨르버 연설 열흘 만인 17일 문 대통령은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동시 제안한 것이다. 우선 문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한 데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국제사회의 공조 기조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적십자 회담의 경우 '인도적 문제를 고리로 남북 관계 복원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의도'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방부는 일단 군사분계선 일대의 적대행위 중지를 회담 제안 명분으로 내세웠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지난 7월 6일 우리 정부는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7월 27일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해나갈 것을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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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4일 오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 14형 시험 발사 성공을 발표한 가운데,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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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5월14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5월21일) △신형 지대공 요격유도 무기체계(5월27일) △스커드 계열 추정 탄도미사일(5월29일) △지대함 순항미사일(6월8일)△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등 총 6차례에 걸쳐 무력 도발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군 통신선 복원 요청이다. 서주석 차관은 "제의에 대한 답변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해 회신해 달라"고 제안했다. 북한이 판문점 직통전화와 서해지구 군 통신을 차단해 현재 남북한 간에는 공식적인 연락수단이 모두 단절된 상태다.

◆ 北, 호응할까…적십자회담 보다 군사회담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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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2일 오후 남북 고위급 접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가운데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황병서 북한 군총정치국장(왼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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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회담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다. 현재로선 북한 역시 국방부의 이번 제의를 거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남북이 그동안 군사회담을 개최한 것은 총 49회로 △국방장관회담 2회 △고위급군사회담 1회 △장성급 군사회담 7회 △군사실무회담 39회다. 정권별로는 김대중 정부시절인 2000년 9월 1차 국방장관회담을 시작으로 2회, 노무현 정부땐 14회, 이명박정부 3회, 박근혜 정부 1회다.

북한은 지난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신 베를린 구상을 비난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북한은 "제2의 6·15시대로 가는 노정에서 북과 남이 함께 떼여야 할 첫 발자국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만약 북측이 우리 측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33개월만에 대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남북은 지난 2014년 10월 15일 판문점에서 남북 군사당국자 비공개 접촉했고, 당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로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남북 군사회담이 성사된다면 어떤 의제가 논의될까.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7일 <더팩트>에 "만약 남북군사당국회담이 개최되면 전방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상호 비방 전단 살포 중단, 서해지구와 동해지구 군 통신선 재가동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 남북한 간에 타협이 이루어지면 남북교류 재개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대해선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1년 9개월째 열리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제안대로 10월 4일에 열린다면 2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했지만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의 송환을 조건으로 내걸며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펴왔다. 반면 우리 정부는 탈북 여종업원들은 자유의사로 귀순했고 우리 국민인 김련희 씨를 북으로 돌려보낼 법적인 근거도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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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015년 10월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김월순 할머니에게 남측의 아들과 북측의 아들이 번갈아 가며 빵을 먹여드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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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실장은 "남북적십자회담이 개최되면 북한은 김련희 씨의 송환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정부는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과 미국 국민의 송환 및 북한으로의 귀환을 희망하는 탈북자 송환 문제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더불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더라도 이후 회담에서는 이산가족의 전면적 생사와 주소 확인을 위한 북한의 협조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고 관측했다.

이어 "한국정부의 이번 대북 대화 제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에 고조된 남북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당국이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라면서도 "그런데 북한은 '절대로 핵과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북한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정부는 향후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보다 전략적으로 결합시켜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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