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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 스타된 '돌직구 초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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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복심'으로 떠오른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인도 이민자 딸·최연소 美 주지사… 政敵이었던 트럼프에게 발탁돼

北 등 민감한 사안에 거침없이 발언

"틸러슨 안보이고 헤일리만 보여" 외강내유… 실제론 부드러운 성격

인도 이민자의 딸. 현역 최연소 미국 주지사(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지낸 여성. 지난해 미국 대선 땐 공화당 경선 주자 마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를 잇따라 지지했지만 사실상 정적(政敵)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탁된 니키 헤일리(45)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유엔 외교가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에 있던 세계 각국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성토하던 헤일리 대사가 자신의 강력한 대북(對北) 제재 주장에 반대 발언을 한 중국과 러시아의 유엔 주재 대사들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제재가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유엔 외교 무대에서 일종의 금기 사항인 거부권을 대놓고 거론한 미국 대사는 그가 처음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는 역대 미국 대사들과는 달리 TV 인터뷰에도 적극 나선다. 외교 문제뿐 아니라 국내 정치,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욕먹는 문제에까지 거침이 없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것이 논란이 됐을 때 그는 "대통령은 국가 CEO(최고경영자)인데 자신이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해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조용한 문제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북한, 시리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러시아 등 민감한 사안에 주력한다. 지난 4월 시리아가 화학무기 공격을 했을 때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해야 한다고 역설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는 다른 입장을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시리아군 공군기지를 공습해 헤일리의 손을 들어줬다. 그래서 헤일리 대사가 '트럼프의 복심(腹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일부 유엔 인사들은 "(미 외교가에서) 틸러슨은 안 보이고 헤일리가 돋보인다"고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하원의원, 주지사를 지낸 게 전부인 그가 어떻게 외교 무대에서 이처럼 활약할 수 있는 데 대해서 여러 해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월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 변죽을 울리고 있을 때, 누군가 나서서 세계 무대에 미국의 원칙을 정확히 말하는 게 나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무대 밖의 헤일리'는 매우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그를 '외강내유(外剛內柔)형'이라며, 최근 이슈의 중심이 되고 있는 한 작은 나라 유엔 주재 대사의 공관으로 걸어가 한 시간 가까이 허물없는 얘기를 나눴던 일화를 전했다. 자신이 큰 나라 대사이지만 스스로를 낮추고 격의 없이 대화한다는 것이다. 주(州) 방위군 장교인 남편도 뉴욕으로 옮겨와 맨해튼 관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만찬 모임 등에 함께 참석하곤 한다.

미국 언론들은 그를 두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유력한 여성들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등이 유엔 대사 출신"이라며 "헤일리 대사가 이 전임자들보다 얼마나 더 높게 올라갈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4월 CNN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이 내가 뭔가를 위해 뛸 것이라고 말하는데 백악관을 향해 뛰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고 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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