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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 "어용 최저임금委 해산하라"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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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급은 평균 6200원대. 첫 3개월은 '수습 기간'이라는 명목으로 5000원가량을 받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 그 후 5000원대 후반~6000원대 초반으로 올려준다. 현재 최저임금(6470원)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이다. 편의점 '알바' 대학생 이모(23)씨는 "이 동네에선 다들 그렇다. 나보다 못 받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몇 달 전 경남 마산에서는 시급 4800원을 받으며 일했다고 한다. 이씨는 "노동청에 신고해 못 받은 임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편의점 알바생 대부분이 그냥 참고 일한다"고 했다.

◇'동네 시급'을 받아들이는 이유

현장에서는 지역·업종마다 노동 강도와 수급에 따라 시급을 결정하는 '그들만의 규칙'이 있다. 정부가 강력한 현장 지도로 이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돈을 받고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 상당수는 "노동청에 신고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신고하면 못 받은 시급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도 안다. 주변 사람도 비슷한 임금을 받기에 신고를 포기하는 것이다.

편의점 알바생 대부분은 "고깃집 등에서 일하는 것보다 시급이 적지만, 훨씬 편하고 손님이 없을 때는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로 현실에 순응한다. 김모(72)씨는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편의점에서 주말에만 근무하고, 시간당 6400원을 받는다. 그는 "최저임금 안 받아도 된다. 나 같은 노인이 일할 수 있다는 게 고맙다"고 했다.

◇업주들은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업주들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폐업하거나 알바생을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편의점 업주는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알바생에게 "그만 나와 달라"고 했다. 아내와 둘이서 교대로 일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폐업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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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지는 자영업자 - 최저 시급 인상은 서민들의 삶에 빛과 그림자를 만들었다. 저임금에 시달리던 비정규직은 임금 인상을 반기지만 고용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자영업자들은 당장 직원들 월급 올려줄 걱정에 한숨이 깊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3가 한 백반집 사장이 점심때가 지난 텅 빈 식당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며 중간 결산을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반대 현상도 있다. 음식점 주인들은 최저 시급이 오르면 구인난을 겪지 않을까 걱정이다. 식당의 고된 일 대신 상대적으로 편한 편의점 알바로 사람들이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식당일 같은 업종은 사람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시급을 올릴 수밖에 없다. 제주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6)씨는 "최저임금 인상은 외국인 종업원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 식당은 직원 5명 중 4명이 외국인이다. 이들에게 최저 시급 6470원을 준다. 이씨는 "그 돈으로는 우리나라 종업원을 구하기 어렵다. 외국인 노동자 시급만 올려주게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 "최저임금 재심의 요청"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에 18일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위 사용자 측 대표가 경제 5단체(전경련·경총·상공회의소·무역협회·중기중앙회)로만 한정돼 있어, (시급 인상의) 직격탄 맞는 소상공인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용자 위원이었던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과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최저임금위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성을 잃고 정부의 입김에 휘둘리는 현재의 최저임금위는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생산성과 경제성장률 등을 근거로 정해야 한다고 법에 나와 있으나 이번 위원회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15.7%를 결정 기준으로 삼은 정황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인상률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결정 방식에서부터 법 위반 요소가 있다. 우리가 최대 피해자"라고 했다.




김충령 기자;양지혜 기자;조해영 인턴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4년);박종화 인턴기자(경희대 경제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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