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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 4만개 분석해보니… '여름 불방망이'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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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연구소] 본지·트랙맨 함께 분석

打高投低 줄이려 '스트라이크 존' 넓혔는데

타자들 볼멘소리 높아지자 심판들, 여름들어 다시 좁혀

KBO리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 존'을 지난해보다 넓히기로 했다. 국내 리그의 심각한 '타고투저(打高投低)'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특히 올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국가대표팀이 넓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치 못해 멍하니 바라보다 삼진아웃되는 경우가 적잖이 생기면서 국내의 좁은 스트라이크 존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확대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개막 후 4월 한 달 동안 리그 평균 타율이 0.27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0.290)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7월 리그 타율이 17일 현재 0.305까지 올랐다. 작년 7월(0.293)을 훨씬 웃돈다. 지난 5일 KIA와 SK의 문학 경기에선 두 팀이 38안타 35점(SK 18대17 승리)을 주고받는 '역대급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선 "스트라이크 존이 작년과 다를 바 없이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본지가 17일 야구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을 통해 올해 잠실·수원·대전·광주·대구·사직 등 6개 야구장에서 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4만2572개의 공이 들어간 지점을 분석한 결과, 최근 스트라이크 존의 실제 면적이 시즌 초반보다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즌 초인 4~5월 스트라이크 존의 면적(우타자 기준)을 100%라고 잡는다면, 7월의 스크라이크 존 면적은 87%였다. 좌우로 야구공 1개(약 7.2㎝)만큼 좁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픽 참조〉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요즘 리그 방망이가 불을 뿜는 데는 이런 영향이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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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존이 다시 좁아졌을까. 안치용 KBS N 해설위원은 "심판들도 사람인 만큼 현장의 지적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초 '도저히 칠 수 없는 바깥쪽 공까지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자주 나왔고, 심판들이 은연중에 존을 조금씩 좁혔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풍기 KBO 심판위원장은 "심판들이 시즌 초 스트라이크 존을 새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너무 넓게 보는 측면이 없지 않아 이를 조정하는 단계"라며 "현재 존 크기는 시즌 초보다는 좁지만,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넓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스트라이크 존이 줄었기 때문에 타율이 올랐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새로 적용된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고 있다. 초구부터 공격적 스윙을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2016년 KBO리그에선 3할 타자가 40명 나왔다.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난 17일 현재 3할 타자는 29명이다. 하지만 현재보다 존이 줄어들면 지난해 수준을 오히려 넘어설 수도 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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