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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첫날 58위서 쭉쭉… 트럼프도 홀린 ‘진격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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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놀랐다

루키 박성현 US여자오픈 우승… 한국이 1∼5위 휩쓸어

슈퍼루키 박성현, 대단한 LPGA 첫승

최종 11언더, 한국인 9번째 트로피

15번홀 환상 7m 버디로 승기 잡고 17번홀 버디-18번홀 파로 승리 확인

리더보드 ‘톱10’중 8명이 한국인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1)이 프랑스 방문을 마친 뒤 향한 곳은 집무실이 있는 워싱턴 백악관이 아니었다. 자신이 소유한 18개의 골프장 중 하나이자 제72회 US여자오픈이 열린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라운드가 열린 15일부터 17일 최종 라운드까지 지켜본 뒤에야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그는 15번홀 주변에 마련된 전용 관전 시설에서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경기를 지켜봤다. 미국 선수의 우승을 바랐을 테지만 그가 기립박수를 보낸 상대는 ‘슈퍼 루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었다.

박성현이 자신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17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6762야드)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첫날 58위였던 그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2위 최혜진(18)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90만 달러(약 10억1500만 원)다. 한국 선수들의 대회 통산 9번째 우승. 1998년 박세리,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의 뒤를 이었다.

14번홀까지 최혜진, 펑산산(중국)과 공동 선두였던 박성현이 15번홀에서 7m 정도 거리의 긴 버디 퍼팅을 집어넣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가장 어렵게 세팅된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여 버디를 낚은 데 이어 18번홀(파5)에서도 파를 세이브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성현이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박성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도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신의 재능과 끈기에 감명 받았다”는 글을 남겼다.

우승 직후 그린에서 어머니 이금자 씨와 포옹하며 눈물을 흘린 박성현은 기자회견에서는 “전혀 실감이 안 난다. 구름 위를 떠가는 기분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해의 경험 덕분에 오늘의 우승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같은 대회 마지막 날에도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18번홀에서 친 세컨드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면서 아쉽게 연장전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성현은 또 새 캐디 데이비드 존스와의 호흡도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박성현은 “18번홀에서 3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겼을 때 존스가 ‘항상 연습했던 거니까 믿고 편하게 쳐라’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 연습했던 대로 샷이 나와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나연의 캐디를 맡았던 존스는 지난해 9월 전인지의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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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리더보드는 태극기의 물결로 가득했다. 우승 박성현, 준우승 최혜진을 필두로 세계 랭킹 1위 유소연과 허미정이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이정은이 공동 5위에 올랐고, 김세영 이미림 양희영 등 3명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상위 10명 중 8명이 한국 선수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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