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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쟁점은 노출신 배포 동의 여부" 곽현화, SNS+변호인 통해 입장 표명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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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영화 '전망 좋은 집' 이수성 감독이 곽현화 노출 신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가운데 곽현화도 오랜 시간 끝에 입을 열었다.


곽현화는 1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약 30분 전에는 곽현화의 변호를 맡고 있는 한 이가 이번 논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며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곽현화 변호인 측이 밝힌 글에 따르면 그는 '곽현화는 이 감독을 성폭법 위반으로 고소했고, 이 감독은 곽현화를 당시 무고로 맞고소했었고, 최근에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이에 대한 결과는 이 감독은 성폭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뿐 검찰이 항소해서 2심이 진행 중이다. 형사 재판은 오는 8월 9일 최종변론기일을 끝으로 8월 말 전후로 판결이 날 예정이다.


곽현화에 대한 무고 맞고소건과 명예훼손 건에 대해선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이 처분이 난 지는 2주쯤 됐다.


곽현화 측은 '시점에서 위 기자회견을 이수성 피고인이 자처해 자기가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인데, 재판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그 한달을 앞두고 뭐가 그렇게 마음이 급했는지 의문이란 것이 곽현화씨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또 '당당하면, 그건 재판정에서 이야기하면 된다. 어떤 식으로든 재판끝나면 시간도 할 말도 많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30분쯤 뒤 곽현화도 장문의 글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과거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했던 일도 '혐의 없음'으로 드러났고, 2차 공판 결과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 이 감독이 갑작스런 기자회견을 열어 당황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입장표명을 고민했지만 각종 추측성 댓글과 악성댓글이 난무해 부득이하게 입장표명을 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쟁점은 문제가 되는 노출신을 강제로 찍었느냐가 아니다. 문제의 장면을 배포하는 것에 동의하였느냐, 이를 동의해서 찍은 것이냐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다음은 곽현화 입장 전문.


1. 변호인 측 입장 전문.


가끔씩 어떤 보도를 접할 때면 사람들이 가지가지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곽현화 씨 변호사다. 이수성 피고인의 형사재판 항소심에서 피해자 곽현화 변호인이고, 이들의 민사재판의 소송대리인이기도 하다.



(1) 곽현화씨는 이수성씨를 성폭법위반으로 고소했고 (2)이수성씨는 곽현화씨를 당시 무고로 맞고소했었고, 최근에는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었다. (1)의 고소결과 이수성씨는 기소됐고,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났을뿐 검찰이 항소해서 2심이 진행 중이다. (2)의 고소결과는 모두 곽현화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다. 이것이 팩트다.



한편, (1)의 형사재판은 8월9일 최종변론기일을 끝으로 8월말 전후로 판결이 날 예정에 있고, (2)의 고소 중 명예훼손 무혐의 처분이 난 지가 2주쯤 됐다. 이 시점에서 위 기자회견을 이수성 피고인이 자처하여 자기가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인데, 재판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그 한달을 앞두고 뭐가 그렇게 마음이 급했는지 의문이란 것이 곽현화씨 입장이다.



당당하면, 그건 재판정에서 이야기하면 된다. 어떤 식으로든 재판끝나면 시간도 할 말도 많지 않겠나.



다만 답답한 마음에 부언하자면, 형사재판에서 가사 '합리적의심'을 이유로 무죄로 다시 평가가 된다고 하더라도 정말 도덕적으로 나는 대한민국 영화감독으로 영화감독이라면 이래야 한다고 하는 행동을 한 것인지 한번 말해보라고 하고싶다. 그래서 곽현화씨는 현재 이수성씨에 대하여 형사법적 범죄혐의를 다투는 것과 별도로 민사소송도 진행중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 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무삭제판 영화 배급으로 이수성씨가 본 수익이 꽤 될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것이 얼마이든지 간에 곽현화씨가 본의아니게 공개하게 된 가슴노출의 가치가 당사자에게 돈으로 환산이 되겠냐다고 묻고싶다. 3억이든 30억이든 요구못할 일인지 생각해보길 바랄뿐이다. 이왕이면 법정에서 보다 법정 밖에서 말이다.


2. 곽현화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곽현화입니다.



최근 이수성씨가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부분이 저의 ‘혐의 없음’으로 드러나고 2차 공판의 결과가 얼마 안남은 이 시점에, 이수성씨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해서 저도 굉장히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언론에 신경쓰지 않고 판단에 골몰하실 판사님들께 누가 될까 싶어 입장표명을 고민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수성씨가 기자회견을 하고 결국 실시간으로 저의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리고 각종 추측성 댓글과 악플이 난무하여, 부득이 입장표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문제가 되는 노출신을 강제로 찍었느냐가 아닙니다. 문제의 장면을 배포하는 것에 동의하였느냐, 이를 동의해서 찍은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수성씨는 계약당시 시나리오와 콘티에 노출장면이 그대로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처음부터 저는 다 찍기로 해놓고 뒤늦게 편집해 달라고 떼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입장은 이러합니다.


1)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고 가슴노출장면이 있어서 찍지 않겠다고 말했고, 이수성씨 측에서도 그럼 그 장면을 빼고 계약하자고 해서 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계약 후에 받은 시나리오와 콘티에 그 장면이 있어서 “이건 안 찍기로 한 거 아니냐” 했을 때 이수성씨는 “맞다 이 장면은 찍지 않는다”라고 그 장면에 X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의하에 촬영한다’라는 계약조항을 믿고 저도 계속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2) 이수성씨는 법정에서 왜 시나리오와 콘티를 바꿔달라고 얘기하지 않았냐고 하더군요. 저는 이수성씨에게 영화인들 면전에서 그 질문을 다시 해보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문제가 되는 장면은 한 씬의 한 컷입니다. 영화는 각각의 씬에 여러 컷으로 구성이 됩니다 그 씬들이 모여 영화가 되는거구요. 컷은 씬보다 작은, 화면 하나하나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한 ‘컷’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찍지 않아도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촬영장소이동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는 장면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 장면을 빼서 그 두꺼운 시나리오와 콘티북을 몇십권 다시 복사해서 스탭들에게 나눠주라고 한다구요? 예산 1억짜리 저예산영화에서요?


예를 들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같은 경우 콘티가 그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예산 영화같은 경우 제작비, 상황에 따라 장면을 넣기도 빼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두꺼운 콘티북을 전체 다 복사해서 재배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나리오와 콘티는 고정불변이고 이것이 계약서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라는 이수성씨의 얘기는 영화판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럴듯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업계 사람들이라면 고개를 갸웃할만한 발언입니다.


3) 이수성씨 말대로 처음부터 제가 다 노출신을 찍기로 계약했던 것이 맞다면 말입니다.


제가 이수성씨에게 “왜 제 동의 없이 이 장면을 넣었느냐?”라고 물었을 때 “원래 곽현화씨가 찍기로 한 것 아니었느냐. 계약서 조항이 원래 그렇지 않았느냐?” 라고 한번이라도 왜 말하지 못했는지 이수성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한 이수성 녹취록에는 “미안하다. 내가 현화씨 동의없이 노출신을 넣었다. 제작사가 시켰다. 전화해서 물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전화하지 못했다. 내가 미쳤었다. 잘못했다.” 라는 말 밖에 없습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이수성씨가 아니냐고 묻고 싶습니다.


처음 계약서 찍기 전 상황을 알고 있는 프로듀서님, 추후에 편집을 담당했던 편집감독님도 다 처음에 통화에는 ‘곽현화가 노출신을 찍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고 곽현화가 동의해서 노출판에 배포된줄 알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법정에서는 이수성씨 앞에서 경황이 없어서 한 말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왜 이 분들은 경황이 없는데 하필 이런 말을 했을까요? 경황이 없어서 하는 말이 왜 똑같다고 생각하는지도 묻고 싶습니다.


4)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너무 속상한 댓글은 “애초에 왜 찍었냐”라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피해자인 제가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냐는 겁니다.


계약서 쓸 때도 저는 노출장면은 찍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노출장면 찍는 날 감독님이 저를 따로 불러서 “연기자로써 성공하고 싶지 않느냐 이 장면 필요하다”라고 얘기했을 때도 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재차 거부하자 “정 그렇게 걱정되면 일단 찍어놓고 나중에 편집본을 보고 현화씨가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빼주겠다는 감독님의 말이 없었다면 절대 찍지 않았습니다.


영화감독님들께, 배우들에게, 스텝들에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걸로는 너무 부족해서 이수성씨가 자기 마음대로 제 가슴노출 장면을 배포한건 제 과실인거냐고 말입니다.


5) 제가 이 영화로 받은 개런티는 400만원입니다. 드라마, 예능을 찍어도 한 달 간 영화 찍어서 받은 400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습니다. 이수성씨의 말대로 제가 ‘성인영화’인줄 알고 찍었다면 왜 그 돈을 받고 찍었을까요? 이수성씨가 홍상수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도 아닌데 말입니다. 저는 성인영화라고 했으면 처음부터 절대 찍지 않았습니다.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했고, 처음으로 받은 주연 제의에 열심히 연기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영화 전반에 베드씬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예술적으로 잘 연출해주시겠지.. 라는 믿음으로, 연기자로 자리매김해서 많은 분들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한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6) 끝으로. 이수성씨가 그렇게 억울하다면 증거로 제시된 녹취록들을 녹음본 그대로 공개하는 건 어떨지 묻고 싶습니다.


극장판 편집본을 보고 나와서 한 대화도 있고, IP TV 배포된 것을 알고 한 대화도 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공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걸 공개하면서 저는 이수성씨에게도 영화인들에게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이수성씨에게 범죄혐의가 인정되느냐 여부를 떠나, 옳습니까. 당신도 이렇습니까, 이렇게 해야겠습니까, 라고 말입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도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지난 3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재판 결과가 어떻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끝까지 버티고 싶습니다.



씩씩하게 헤쳐 나갈겁니다.


이 글은 변호사와 의논해서 함께 작성한 입장표명문입니다.



본인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표명글에 대하여 명예훼손 고소를 또 하시는 촌극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도형기자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곽현화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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