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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왜냐면] 절실한 고령층 폐렴 예방접종 확대 / 김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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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학문
청평 우리향기노인요양센터 원장·전 서울시립신목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이달 우리향기노인요양센터에 들어오기로 한 어르신이 일정을 미루겠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 폐렴에 걸려 당분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고 한다. 최근 들어 폐렴으로 입원하는 노인이 늘어가고 있음을 체감한다.

노인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감염병에 걸리기 쉽고 한번 건강이 악화되면 회복도 더뎌서 무엇보다 질병 사전예방과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노인 요양기관에서도 노년기 건강 유지를 위해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예방접종 사업 홍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폐렴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노인들이 줄지 않으니 마음이 무겁다.

예방접종은 노년 보건 정책에서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책상 노인에게 무료 지원하는 예방접종 종류는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2종에 불과해, 어린이에게 17종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배려가 부족하다. 지금까지 새 정부가 예방접종과 관련해 개선 방안을 언급한 부분도 학령기까지 독감 접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 정도였고, 노년층을 위한 보완책은 보지 못했다. 우리 센터 협력병원 의사에게 물어보니, 현재 국가에서 지원 중인 폐렴구균 백신도 폐렴 예방 효과가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종종 친구들끼리 모여 옛날이야기를 하다가 윤소정씨, 김지영씨 등 젊은 시절 좋아했던 스타 배우들이 나이가 들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분위기가 침울해지곤 한다. 갈수록 높아지는 노인층 의료비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인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 메디컬 푸어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원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지병이 있어 병에 걸리기 쉬운 노인들에게 국가가 나서서 예방접종에 대한 정확한 방법을 알려주고 예방접종 지원도 더욱 확대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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