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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소득과 성장의 마중물, 일자리 추경 / 강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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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순희
경기대 일반대학원 직업학과 주임교수

정부가 내놓은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한달 넘게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일자리를 통하여 소득과 소비를 촉진하고 그 힘으로 2%대로 떨어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마중물로 책정한 추경인 만큼 정쟁과 분리해 처리하여야 하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애초 일자리 추경에 대해 두 측면의 논란이 있었다. 첫번째는 추경으로서의 요건, 즉 왜 필요하며 추경예산으로 책정할 만큼 시급한가 하는 점이다. 삶의 원천이자 성장의 동인, 사회적 네트워크의 바탕으로서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선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은 재난 수준이다. 청년들의 공식 실업률은 10%를 넘고 있으며,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 청년들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25% 가까이 이르고 있다.

인생 초기의 일자리 좌절은 전 생애에 걸쳐 개인적, 사회적 짐으로 남게 되며,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다. 사회의 양극화와 소득분배의 악화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기침체의 여파가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소득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니계수나 상대빈곤율 등 소득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단절된 성장, 고용,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새 정부 초기는 이를 결행하기도 좋은 시점이다.

두번째는 공공 부문 중심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현 단계에서 공공 일자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이라 본다. 경제가 성장하면 그에 따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일자리 창출 구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10억원 투자하였을 때 일자리가 몇개나 창출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취업계수는 1990년대 초반에는 40대 후반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매년 노동시장으로 새로 진출하는 노동력과 실업자 등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연간 최소 4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성장률이 5%는 되어야 한다. 경제성장률이 3%에도 못 미치는 현 상황에서 민간에 의존한 일자리 창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와 전통적 가구의 붕괴, 실업과 불안정 고용의 증가, 재난 및 사회적 불안의 확대 등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 서비스가 더욱 필요한 단계다. 우리나라의 공공 부문 종사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9%로 오이시디 국가 중 가장 낮다. 오랫동안 공무원 정원을 억제하면서, 소방과 경찰 등 필수적인 안전 분야에 대한 서비스는 물론, 출산·보육·장애·요양 등 사회 서비스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 서비스의 효과를 높이고 공정한 노동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선한 고용주’로서 정부의 역할이 확대될 필요도 있다.

물론 공공 일자리 확충은 신성장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서비스산업 선진화, 창업과 창직 활성화 등 민간의 일자리 창출 능력 제고 정책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일자리 정책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고용 서비스, 직업훈련 정책 등도 내실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추경을 제대로 쓰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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