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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마두로 국민투표’ 뜨거운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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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0일 마두로 장기집권 위한 제헌의회 선거 앞두고

야권 주도 상징적인 ‘찬반 투표’에 700여만명 참여

친정부 민병대 투표소 총격으로 60대 여성 사망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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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에서 16일 실시된 야권 주도의 ‘개헌 찬반 투표’ 도중 친정부 민병대의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3월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옹호하는 대법원의 ‘의회 해산’ 판결 및 번복 사태 이후 지금까지 극심한 정치적 충돌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이날 오후 3시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서부 카티아의 교회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온 남성들이 쏜 총에 맞아 61살 간호사 시오마라 솔레다드 스코트가 숨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언론인 루이스 올라바리에타가 납치·강도·폭행을 당한 뒤 탈출해 치료를 받는 등 3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오는 30일 마두로 대통령이 제안으로 제헌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를 앞두고 있다. 마두로는 이 선거를 통해 545명의 제헌의회 의원을 선출한 뒤 제헌의회가 마련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칠 방침이다. 마두로 정부는 경제·정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야권에서는 친정부 의회 구성을 통한 장기집권 시도를 우려하고 있다. 야권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기존 의회를 무력화하는 꼼수이며, 개헌 절차 등을 빌미로 올해 지방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를 지연시켜 마두로의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하리라는 지적이다.

20여개 야당 연합체인 국민연합회의(MUD)가 16일 실시한 ‘개헌 찬반 투표’는 마두로의 제헌의회 구성에 저항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을 뿐 법적 실효성은 없다. 선거 감시를 맡은 베네수엘라 중앙대학 세실리아 가르시아 아로차 총장은 이번 투표에 7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전체 유권자는 1950만명 정도인데, 이 가운데 649만2381명이 국내에서, 69만3789명이 국외에서 투표에 참여했다는 주장이다. 2015년 총선 당시 야당에 투표한 유권자 770만명을 약간 밑도는 수치다. <비비시>는 투표자의 약 98%가 제헌의회 구성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투표가 종료된 오후 4시 텔레비전 성명을 통해 “(야권의 국민투표는) 의미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혈 사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평화로 복귀, 헌법을 존중하며 마주 앉아 대화를 시작할 것을 야당에 요구한다”며 “평화의 대화를 위한 새로운 회담을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 최고의 부국이었다. 수출액의 95%를 차지하는 유가가 4년 전부터 급락하면서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올해만 720%에 이르는 등 경제 위기를 맞았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해왔던 마두로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각종 사회복지 예산을 감축하자 지지율도 떨어졌다. 특히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의약품과 식료품 수입에 차질이 생겨 생필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치 위기도 심각해졌다. 우파인 야권은 좌파 마두로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나, 마두로는 미국과 야권, 재계의 음모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30일 대법원이 의회를 해산하고 입법권을 대행하겠다고 판결했다가 국내외 반발로 결정을 뒤집었다. 이후 4개월 가까이 마두로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돼 지금까지 100여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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