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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대화 제안에 중국 “환영”…미국도 거부감 안 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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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외교부 “남북대화 통한 관계 개선, 한반도 정세 완화 도움”

트럼프 정부도 인도적 사안 및 긴장완화 조처 거부 명분 없어



우리 정부가 17일 군사당국 회담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북한에 제안한 것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환영했다. 미국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남북 양측이 대화를 통해 상호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양측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한반도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며 지역 평화와 안전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남북 양측이 적극적인 방향으로 함께 노력해 교착 상태를 깨뜨리고 대화와 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을 조성하길 바란다”면서 “관련 각국도 이해하고 지지하길 바라며 한반도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가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한반도 정책의 원칙에서 곧바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정상적으로 거래하는 중국 기업·은행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자국에 대한 미국의 압력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중국이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는 “현재는 북-중 관계가 최악이라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 국면을 전환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움직이면 중국도 지원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남북 군사당국 회담이 이뤄진다면 북한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축소 문제를 제기할 것이고 한국이 여기서 돌파구를 만들어내면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도 접점이 만들어져 한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며 “그러면 중국도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고 한중관계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도 유연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로서도 군사당국 회담이나 적십자 회담은 둘 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최고의 압박과 관여’ 기조와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대할 명분이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계기로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전략물자와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처럼 북한으로 현금이 직접 들어가는 남북 경협에 대해선 미국 정부가 반대하겠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한 남북 간 논의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 정부도 북한에 억류돼 있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이라는 인도주의적 사안 해결을 위해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과 ‘비밀 회담’을 한 바 있다. 남북 군사당국 회담도 문 대통령이 베를린선언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시급히 완화해야 한다”며 이미 예고한 바 있어 미국이 놀랄 만한 사안도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이번 대북 제안을 앞두고 한-미 간에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미국 쪽에 사전통보를 했냐’는 질문에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씀드린다”며 우회적으로 이를 인정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도 “한-미 간에 사전 조율을 잘 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박민희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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