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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봉준호 "옥자와 미자, 트럼프도 못 말릴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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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칸느 첫선 후 한달…1년 같았다
- 돼지 옥자·소녀 미자의 사랑 그려
- '웃다가도 눈물난다' 반응 반가워
- 극장 관객수 보다 "다채로운 영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봉준호 (감독)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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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오늘 개봉을 합니다. 상영 방식이 좀 색달랐죠. 넷플릭스라는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개봉을 하는데 동시에 기존처럼 영화관에서도 상영을 합니다. 이 방식은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보니까 좀 갈등이 있었습니다. 결국 빅3 멀티플렉스에서는 볼 수 없고요. 전국 상영관 단 84개에서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 예매율 2위에도 오르는 등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오늘은 영화방식 이런 이야기보다 영화 그 스토리 자체에 좀 집중을 해 보려고 합니다. 옥자의 감독, 봉준호 감독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봉 감독님, 안녕하세요?

◆ 봉준호> 네, 안녕하세요. 봉준호입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산고 끝에 오늘 개봉을 하네요?

◆ 봉준호> 네. 칸느 영화제에서 처음 영화 선보이고 옥자 이야기도 그때부터 나누기 시작했는데, 거의 개봉까지 한 달 반이 걸려서요. 1년 같은 한 달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어느 때보다 개봉을 하는 상영을 시작하는 그 소감이 더 찐하실 것 같아요?



◆ 봉준호> 영화를 말하고 얘기 나누고 이런 것도 좋지만 사실 보면서 체험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봉준호> 이제는 체험의 순간이 됐으니까 오늘부터는 영화를 보고 2시간 동안 체험하시는 분들이 쏟아져 나올 테니까 그게 기대가 되네요.

◇ 김현정> 기대가 되세요? 사실 아직 개봉 안 했기 때문에 저는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가지고 저는 처음에는 당연히 옥자가 여자 주인공 이름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돼지 이름이에요, 옥자가?

◆ 봉준호> 네. 동물. 돼지 이름이에요. 여자아이가 또 주인공이 있는데 그 아이는 이름이 미자.

◇ 김현정> 아, 옥자와 미자. (웃음) 이왕 돼지한테 사람 이름 붙여주실 거면 좀 더 세련된 이름 붙여주시지 옥자입니까?

◆ 봉준호> (웃음) 나쁘게 말씀드리자면 구식 이름인데, 영화에 보시면 소녀의 할아버지 변희봉 선생님이 나오시는 그 역할이 있는데 그 할아버지가 붙이신 이름이다 이런 식으로 나와요. 배우 안서현 양도, 주인공. 감독님 '왜 영화에서 이름이 미자예요?' 물어본 적이 있어서 '그거는 할아버지의 만행이야' 이렇게 대답했던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할아버지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예쁘게 지어주신 이름이 옥자와 미자군요.

◆ 봉준호> 네, 그분 관점에서는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옥자, 돼지. 어떤 돼지입니까?

◆ 봉준호> 사실 코끼리만한 돼지예요. 그래서 이 생물체, 이 동물 자체가 좀 기구한 사연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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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러니까 영화를 보셔야 될 테니까 다 설명해 주시지는 말고요. 큰 줄기, 이런 이야기입니다라는 요점 스토리만 짚어주시겠어요, 감독님이 직접?

◆ 봉준호> 말씀드렸던 대로 미자라는 소녀와 옥자라는 독특한 특이한 생물체가 동물이, 돼지가 산속에서 같이 자매처럼 또는 소울메이트처럼 같이 살아가다가 어느 날 옥자가 그곳으로부터 떠나게 되면서 미자가 옥자를 구출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누가 옥자를 데려가는지 왜 그런 상황이 펼쳐지는지 영화를 보시면 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이 영화 본 분들, 시사회에 가서 본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피식피식 웃게 하는 장면이 참 많았다, 웃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나더라 이런 말씀하시더라고요?

◆ 봉준호> 그런 반응이 저로서는 가장 반가운데요. 사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영화를 찍는 감독들은 없을 거예요. 다 재미있는 영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게 목표고요. 저도 그랬고요. 특히 옥자가 저는 되게, 옥자라는 동물이 영화에서 되게 귀엽다 또는 사랑스럽다라고 자부를 하거든요. (웃음) 그래서 옥자를 만드는 데 참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돼지는 진짜 돼지...? 그래픽으로 만든 돼지입니까?

◆ 봉준호> 물론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거고요. 거대한 코끼리만한 사이즈의 돼지인데 얼핏 보면 약간 하마같이 생기기도 했고요. 어쨌든 되게 순둥이.

◇ 김현정> 순둥이?

◆ 봉준호> 덩치만큼 되게 순둥이예요. 심지어 소심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여기에, 봉준호 감독 스타일 여러분 생각하시면 돼요. 진짜 심각한데 정말 진지한데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이 이번에도 담기는 거죠?

◆ 봉준호> 네. 거기에 플러스 어떤 제 영화에서는 최초로 사랑의 감정 같은 거, 남녀의 사랑이 아니고 소녀와 동물의 사랑인데 어쨌든 그 사랑 때문에 모두 벌어지는 사건들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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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 중 (사진=영화 스틸컷 중)


◇ 김현정> 옥자 봉준호 감독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한 편 한 편이 다 독특합니다. 물론 다 감독님, 아끼고 사랑하는 영화겠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아끼는 자식은 어떤 자식입니까?

◆ 봉준호> 기생충이요.

◇ 김현정> 기생충?

◆ 봉준호> 다음 영화. (웃음)

◇ 김현정> 아, 다음 영화? (웃음) 다음 영화는 기생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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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사진=영화 스킬컷 중)


◆ 봉준호> SF 영화는 아니고요. 가족 이야기예요.

◇ 김현정> 가족 이야기? 말 나온 김에 잠깐 소개 좀 해 주시죠. 어떤 영화입니까, 기생충?

◆ 봉준호> 아직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상황인데요. 기생충이 화면에 나오지도 않지만 또 누군가가 기생충으로 상징되지도 않고요. 그럼 왜 제목이 기생충일까요? (웃음)

◇ 김현정> 그러게요. 왜 기생충인 거예요?

◆ 봉준호> 모르겠네요. (웃음) 가제입니다, 가제.

◇ 김현정> 독특합니다. 또 한 편의 독특한 영화를 구상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예요? 지금까지 봉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참 많은 캐릭터들이 있는데요.

◆ 봉준호> 당장은 개봉을 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옥자라는 영화에서 안서현 양이 연기한 미자라는 캐릭터 있잖아요.

◇ 김현정> 네. 미자.

◆ 봉준호> 산골에서 자란 소녀인데 천하장사가 오건 도널드 트럼프가 오건 이 아이를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결코 제지할 수 없을 것 같은. 정말 돌진하는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그 독특한 매력을 안서현 양이 되게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봉 감독님 오랜만에 만나서 참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는데요. 옥자 잘 되어야 합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잘 돼야 됩니다. 넷플릭스라는 독특한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개봉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관객수라고 얘기를 해야 하나요.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는데요. 어느 정도나 기대하세요?

◆ 봉준호> 우리가 항상 관객의 숫자 이런 걸로 저울질하는데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얼마나 오랫동안 이야기되어지고 영화가 또 많은 사람들이 다채롭게 영화를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고요. 숫자는 많지 않아도 지구상 어디선가는 계속 큰 스크린, 극장에서 상영이 이어지게끔 하고 싶은, 이어졌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마음고생 많이 하셨던 만큼 많은 분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진지하게 즐기셨으면 좋겠고요. 저도 옥자의 그 귀여운 매력에 한번 좀 빠져 보겠습니다.

◆ 봉준호> 네, 옥자 자체를 하여튼 2시간 동안 즐겁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옥자라는 그 동물을요.

◇ 김현정> 그리고 기생충도 기대하겠습니다.

◆ 봉준호> 그거는 좀 갈 길이 머네요.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오늘 또 개봉날 이렇게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좋은 영화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주세요. 고맙습니다.

◆ 봉준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개봉합니다. 옥자의 감독, 봉준호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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