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SW시선]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 '우려' 넘어 '심각'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이 ‘우려’를 넘어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런 대응조차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창작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tvN ‘윤식당’의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예능 ‘중찬청(中餐廳)’이 후난위성TV에 편성됐다. ‘중찬청’은 5명의 중국 연예인들이 해외로 떠나 식당을 열고, 중국의 맛을 알린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한 줄의 설명만 들어도 자연스레 ‘윤식당’이 생각나는, 누가 봐도 표절임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중찬청’ 측은 별다른 입장 발표도 없이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을 강행, 심지어 황효명, 조미, 장량 등 톱스타들의 캐스팅을 발표하는 뻔뻔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윤식당’ 표절의혹을 보도했지만, 제작사 측의 별다른 반응이나 입장발표는 없는 상태다.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섯 손가락, 아니 열 손가락을 다 동원해도 셀 수 없을 만큼 표절 사례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모두 베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무한도전’, ‘1박2일’을 비롯해 ‘삼시세끼’, ‘너의 목소리가 보여’, ‘히든싱어’,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 웬만한 프로그램은 다 베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나영석 PD는 제작하는 프로그램마다 중국에서 대놓고 표절, 그는 국내 한 제작발표회를 통해 “프로그램 포맷이 많이 비싸지 않다. 가능하면 비싸지 않으니 정품을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그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월드

반면 직접 대응에 나선 프로그램 제작사와 방송사도 있다. SBS에서 방영됐던 ‘심폐소생송’의 경우 장수위성TV에서 ‘명곡이었구나’라는 이름으로 방영, 표절로 인한 피해가 상당하자 직접 행동에 나섰다. 표절에 따른 예상 피해액만 약 35억 원으로 추정되자, 제작사는 더는 좌시할 수 없었다. ‘심폐소생송’ 제작사 코엔미디어 측은 중국 광전총국에 투서를 보내고, 주한중국대사관에 공문을 송부하며 소송까지 불사했다.

JTBC는 ‘히든싱어’ 표절에 대해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JTBC의 대표 예능 ‘히든싱어’는 중국 동방위성TV에서 ‘은장적가수’란 이름으로 제작, 심지어 다른 중국 제작사와 포맷 수출 계약을 진행 중 표절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제목, 세트, 편집방식까지 모두 베꼈다”며 “사전 논의없이 별도 제작된 프로그램은 엄연한 표절”이라고 항의했다.

또 말도 안 되는 해명으로 논란을 더 키운 중국 제작사도 있다. KBS 2TV 예능 ‘안녕하세요’를 표절한 동방위성TV ‘사대명조’ 제작진 측은 “콘텐츠는 완전히 다르다. 중국의 여러 우수한 토크쇼 콘텐츠를 참고했다”고 어이없는 해명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은 계속되고 있지만, 확실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에서 더 깊은 한숨을 자아내게 한다.

국내 한 예능 제작사 관계자는 “계속되는 중국의 한국예능 표절에 제작사들은 대응할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한한령이 겹치면서 중국 측과 소통도 안 돼 그 피해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며 “예능 창작자들의 피해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관련 부처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제작자들은 힘이 없다. 빨리 대처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더욱 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giback@sportsworldi.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