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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주삿바늘 고통없이 붙이면 독감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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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에머리대




주사 고통 없이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패치형 백신〈사진〉이 개발됐다. 의료진 도움 없이도 환자 스스로 부착이 가능하고 상온에도 보관할 수 있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독감 환자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에머리대 의대 나딘 루파엘 교수와 조지아 공대 마크 프라우스니츠 교수 공동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랜싯' 최신호에 "18~49세 건강한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주사와 패치의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독감 예방 효과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패치형 독감 백신은 엄지손가락만 한 면적에 높이 0.65㎜ 미세바늘이 100개 돋아 있는 형태이다. 패치를 팔목 위에 붙이고 누르면 미세바늘을 통해 백신이 피부로 주입된다. 기존 주사기는 피부 아래 근육층까지 찔러 통증을 유발하지만 패치의 미세바늘은 워낙 작아 피부에 들어가도 신경세포가 통증을 인식하지 못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패치를 붙인 환자 대부분이 통증을 느끼지 못했으며 70%는 앞으로 주사 대신 패치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약물 패치 자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패치는 피부에 잘 스며드는 약물만 쓸 수 있었다. 독감 백신은 피부 각질층을 통과하지 못해 쓸 수 없었다. 조지아 공대 연구진은 미세바늘을 만들어 각질층을 뚫고 백신을 주입할 수 있게 했다. 미세바늘은 인체에 해가 없는 당분으로 만들었다. 패치를 붙이고 20분이 지나면 바늘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는 백신이 각질층 밑으로 주입된다.

프라우스니츠 교수는 "미세바늘에 들어있는 독감 백신은 건조 분말 형태여서 섭씨 40도에서 1년 보관해도 약효에 문제가 없어 냉장시설이 부족한 곳에서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인플루엔자센터의 존 매콜리 소장은 "이번 연구는 저개발 국가의 백신 접종율을 크게 높일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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