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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프로야구]한풀이하듯 승수쌓기…'9연승' 켈리 '다승왕도 꿈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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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역투하는 SK 선발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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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SK 켈리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켈크라이'로 불렸던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29)가 한풀이라도 하듯 매섭게 승수를 쌓고 있다.

켈리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7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SK의 3-0 승리에 앞장섰다.

이로써 9연승을 달린 켈리는 시즌 10승째(3패)를 수확, 양현종(KIA 타이거즈)와 함께 다승 공동 2위가 됐다.

'9연승'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켈리의 승수 쌓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한국에서 세 시즌때 뛰고 있는 켈리는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켈크라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켈리의 이름에 '울다'라는 뜻의 '크라이(Cry)'를 합성한 단어다.

지난해 31경기에 등판해 200⅓이닝을 소화한 켈리의 평균자책점은 3.68로 빼어났다.

또 20차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 공동 3위에 올랐고, 14번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그의 승수는 9승(8패)에 불과했다.

켈리가 등판하는 날에는 유독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켈리의 경기당 득점 지원은 3.52점에 불과했다. 불펜이 무너져 승리를 날리는 경우도 적잖았다.

올 시즌 초반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는 듯 했다. 4월까지 승수가 1승에 불과했다. 물론 켈리가 4월 월간 평균자책점 5.01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도 한 몫 했다.

하지만 5월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은 켈리는 풍족한 타선 지원까지 받으면서 승리를 차곡차곡 쌓았다.

켈리가 패전 투수가 된 것은 4월 29일 대구 삼성전(5⅔이닝 5실점)이 마지막이다.

5월 6일 고척 넥센전부터 이날까지 10경기에서 9승을 챙겼다. 7이닝 5실점을 기록해 승패없이 경기를 마친 5월 24일 사직 롯데전이 유일하게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였다.

지난해 불운 속에 9승에 그쳤던 켈리는 시즌 중반이 지나기도 전에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기는데 성공했다.

켈리는 이날 삼진 8개를 곁들이면서 탈삼진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시즌 탈삼진 개수를 111개로 늘린 켈리는 2위 차우찬(LG 트윈스·97개)과 격차를 14개로 크게 벌렸다.

켈리는 이날 풍부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지만, 에이스답게 견고한 투구를 선보여 승리를 품에 안았다. 위기 상황에서는 '닥터K'의 면모를 한껏 자랑했다.

1회말 류지혁에게 안타를, 김재환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 3루의 위기에 놓였던 켈리는 오재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막았다.

2, 3회를 큰 위기없이 마친 켈리는 4회 2사 후 박건우, 허경민에게 각각 안타와 2루타를 허용해 또다시 2사 2, 3루에 몰렸다.

켈리는 후속타자 국해성을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으로 솎아냈다. 6구째 커브를 스트라이크존에 정확히 찔러넣었다.

5회 2사 후에도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은 켈리는 도루까지 허용해 2사 2루에 놓였지만, 닉 에반스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6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켈리는 7회 허경민, 국해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세혁도 2루수 앞 땅볼로 잡았다.

켈리는 8회부터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다. 8회 등판한 김주한과 9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정배가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면서 켈리의 승리를 지켜줬다.

켈리는 경기 후 "두산 왼손 타자 중 강타자가 많아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 것이 주효했다"며 "좋은 타자들이 많아 개인적으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KBO리그 3년차가 되다보니 상대 타자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운도 따라줬다"며 "SK가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연승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켈리는 "개인적으로 9연승을 한 것 보다 경기에 9번 나가서 팀이 9승을 올린 것이 더욱 의미있고 기쁘다"고 강조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켈리가 7회까지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해줬다. 4회 2득점 이후 기회를 많이 놓쳐 아쉬웠지만, 켈리와 김주한, 박정배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줘 승리를 가져오는데 3점이면 충분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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