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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상승장 동참하자" 개미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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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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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 개인투자자들이 돌아왔다. 1년 가까이 코스피를 내다 팔기만 하던 개인들이 이달을 기점으로 매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사상 최고치를 찍은 5월 이후에도 지수가 쭉쭉 더 올라가자 대세상승장을 확신한 개인들이 한 박자 늦게 '코스피 올라타기'에 나선 것이다.

주식형 펀드 환매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이전보다 강도가 약화된 모습이다. 대형주 대비 크게 오르지 못했던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대감이 커진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도 보인다. '개인이 몰리면 증시는 꼭지'라는 오랜 격언이 추후 효력을 발휘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1조33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6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돌파할 당시 개인은 코스피 주식을 한 달 만에 2조원 가까이 내다 팔았다. 올해 초부터 4월까지 팔아 치운 코스피 주식 액수만 5조374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 가까이 오른 것과 정반대 입장에 섰다. 짧은 주기로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며 코스피 상승 혜택에서 소외됐다는 얘기다.

이달을 기점으로 순매수로 전환한 개인을 놓고 "오르는 코스피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투자심리가 본격 꿈틀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낮은 가격에 팔던 개인이 시세가 오른 뒤에 산다는 것은 그만큼 사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라며 "긴 추세로 볼 때 개인의 매수 랠리는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부터 코스피 순매도 기조였던 개인은 주식을 소폭 담았던 올해 1월(순매수 154억원)을 제외하고 지난달까지 거의 1년 내내 코스피 주식을 팔아왔다. 1년간 이어진 매도 랠리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국면에서 멈출 만큼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주식형 펀드 환매 랠리도 눈에 띄게 잦아드는 추세다. 주식형 펀드 월별 순유출 규모는 1월 1조2627억원을 시작으로 2월 7859억원, 3월 1조1845억원, 4월 8808억원, 5월 1조117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유출 규모가 510억원으로 급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매해서 만든 목돈 중 상당액은 직접 투자나 다른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형태로 주식시장에 다시 돌아왔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최근 배당주와 중소형주 등에 베팅하는 '스타일펀드'에 투자자 관심이 몰리는 게 대표 사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대형주 펀드에서 자금이 한 달간 3873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주 펀드와 배당주 펀드엔각각 851억원, 739억원이 들어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배당이 늘어날 거란 기대가 커지자 배당주 펀드가 주목받는 분위기"라며 "대형주 대비 덜 오른 중소형주에 쏠리는 관심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코스피 순매수에 나선 개인의 투자 종목 선택지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읽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개인은 이달 엔씨소프트(2939억원) LG화학(2347억원) SK이노베이션(2246억원) SK하이닉스(2105억원) 에쓰오일(1673억원)을 집중 매수했다.

순매수 톱5 종목 중 정유주가 2곳 포함된 게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사상 최초로 중간배당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에쓰오일 역시 매년 빠지지 않고 중간배당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당 기대감에 매수 버튼을 눌렀다는 얘기다. 개인 매수금액 1위는 엔씨소프트가 차지했는데 이는 신작 게임 리니지M 출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이틀 연속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피로감이 반영돼 전일 대비 0.39% 하락한 2382.56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1.24% 떨어져 주당 238만5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89% 하락했다. 신한지주(2.89%) KB금융(2.55%) 등 금융주는 강세였다.

[홍장원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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