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체육선생님 복서, 파퀴아오 상대로 '무명 반란' 꿈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프 혼 "내 인생 최고 기회"…BBC "혼, 자고 일어나면 백만장자 될 것"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노컷뉴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59승(38KO) 2무 6패 vs 17승(11KO) 1무
세게 최초 복싱 8체급 석권 vs 체육선생님 복서

7월 2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수용 규모 5만5천명)에서 열리는 필리핀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39)의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 상대가 호주 무명복서 제프 혼(29)으로 발표되자 대다수 팬이 의아해했다.

전적과 이름값에서 파퀴아오 보다 한참 떨어지기 때문이다. 파퀴아오가 "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그가 복서라는 건 안다"고 말했을 정도다.

당초 파퀴아오는 영국 복싱스타 아미르 칸(31)과 대결할 예정이었지만 투자그룹으로부터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상대가 혼으로 바뀌었다. BBC는 최근 조용한 반란을 꿈꾸는 혼을 인터뷰했다.

혼은 '싸우는 선생님'으로 불린다. 최근까지 고향인 브리지번의 한 학교에서 임시 체육교사로 일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인 11년 전, 왕따에 시달린 혼은 자기 방어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복싱클럽에 등록했다. 고등학교 때 뛴 몇 차례 시합은 승리 보다 패배가 많았다. 하지만 좋은 코치를 만나 기량이 일취월장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8강까지 올랐다. 이후 프로로 전향했다.

교사와 복서를 병행하던 혼은 파퀴아오와 경기가 잡히자 학교에 사직서를 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시합을 앞두고 있어요. 제자들이 화이팅 메시지를 보내준답니다."

파퀴아오와 시합 덕분에 호주에서 잠시나마 복싱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시합은 150개국 이상에 중계된다. 경기 당일 5만5천명 규모 경기장도 만석이 예상된다. 혼은 "부모님과 아내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내가 다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BBC는 "승패와 상관 없이 혼의 인생은 파퀴아오와의 시합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며 "만약 (혼이) 승리하면 호주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설적인 프로모터 봅 애럼은 "홈어드밴티지를 무시하지 못한다. 혼은 고향팬들 앞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권투협회(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앤서니 먼다인(호주)은 "파퀴아오가 전성기가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위험하다. 그래도 복싱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혼은 1주일에 6일을 훈련장에서 보낸다. 수 천 명이 운집한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상상하는 이미지트레이닝도 병행한다. 무명복서에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링에서 파퀴아오를 끝장내주겠습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