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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특파원+] 혼돈의 트럼프케어… '울며 겨자 먹는' 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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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지도부 상원 표결 독립기념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세계일보

미국 공화당이 이달 말까지는 상원에서 처리하기로 했던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도입 찬반 표결이 다음달로 연기됐다. 공화당 지도부가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을 대체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호 법안’이다. 공화당은 애초 지난 22∼23일 트럼프케어 수정 내용을 전격 회람하고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 이전인 이달 30일까지 의회 표결에 나서기로 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27일(현지시간) 자당 소속 상원의원들에게 표결 연기 방침을 알렸다. 새로운 방침은 트럼프케어의 일부 내용을 보완해 의회예산국(CBO)의 심사를 거친 뒤 독립기념일 이후에 표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7년 동안 오바마케어 폐기는 공화당을 단합시키는 주제였지만 이제는 불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했다. 공화당 지도부의 표결 연기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상원에서 트럼프케어를 통과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2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날까지 최소 6명이 반대 행렬에 가담한 상태다. 출마했던 랜드 폴, 테드 크루즈, 론 존슨, 마이크 리, 딘 헬러,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등이다. 이중 폴 상원의원과 크루즈 상원의원은 지난해 공화당 대선경선에 출마했던 인물들이다. 반대 이유는 제각각이다. 콜린스 등 중도성향 의원들은 트럼프케어가 도입돼 ‘메디케이드’ 지원금을 삭감하면 의료취약계층에 큰 타격이 간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 의원 등 강경파는 대체 법안이 오바마케어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CBO는 지난 26일 트럼프케어가 통과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200만 명의 미국인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도 트럼프케어에 호의적이지 않다. WP는 트럼프케어보다 오바마케어의 인기가 높아 상원의 벽을 통과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트럼프케어가 트럼프 정부의 재선 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하원은 논란 끝에 지난달 4일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트럼프케어를 통과시켰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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