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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사면초가 日아베…자민당, 도쿄도의회 선거서 '4중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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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에 국회 독단적 운영 비판…소속의원 비서 폭행 사건도 터져

이나다 방위상 선거 독려하며 "자위대로서 부탁" 또 사고…사퇴 요구 잇따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포스트(post) 아베도 아베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독주를 계속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아베 1강(强)'의 부메랑을 맞고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아베 총리를 걱정하게 하는 '3중고'로 가케(加計)학원 문제, 국회 운영 방식 비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의 폭행을 꼽으며 자민당 내에서 다음 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의 투표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꼽은 3가지는 모두 아베 총리가 독주하는 상황에서 나온 오만함이 불러온 악재다.

연합뉴스

"아베는 벌거벗은 임금님"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제1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베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홍보전단. 전단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오랜 친구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씨가 친구로 있는 가케학원의 숙원사업인 대학 수의학과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2017.6.9 choinal@yna.co.kr



아베 총리는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특혜 신설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의혹을 부인하면서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다수당과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과한 자신감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의혹 문건이 공개된 뒤 이를 '괴문건'이라고 치부했지만 결국 실존하는 문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베 총리는 결국 기자회견에서 유감 표명을 했지만, 야권을 탓하는 모습을 보였고, 야권의 증인 소환 요구나 임시국회 개원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논란이 되는 법률을 힘으로 밀어붙이며 국회 통과를 강행하며 독단적인 국회 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 국회를 통과한 테러대책법(공모죄법)만 해도 법무위원회 표결을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중간보고'라는 편법을 썼고 야권은 '불통(不通)'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연합뉴스

日 '공모죄 반대' 국회 앞 대규모 시위
(도쿄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국회 앞에서 '감시사회' 논란을 부른 '테러대책법안'(조직범죄처벌법 개정안)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테러를 공모만 해도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공모죄 법안'으로도 불리는 테러대책법안은 야당과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 lkm@yna.co.kr



여기에 도쿄도의회 선거 개시를 앞둔 지난 22일에는 아베 총리와 같은 호소다(細田)파인 자민당 여성의원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가 연상의 남성 비서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한 사건이 터졌다.

도요타 의원은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같은 날 자민당을 탈당했지만,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등 정부 인사들이 계속 감싸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24일 니가타(新潟)현에서 열린 자민당 내 자신의 파벌 의원모임에서 도요타 의원에 대해 "학력만 보면 하나도 흠잡을 데가 없이 훌륭한데, 여자네요 여자"라고 말했다.

여기에 자민당의 단골 '트러블 메이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자위대 발언은 선거 막판 또 다른 대형 악재로 등장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27일 도쿄도에서 열린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자위대로서 부탁하고 싶다"며 자민당 후보에 투표해줄 것을 호소했다.

연합뉴스

50대비서 폭행 '물의' 일본 자민당 40대 女의원
(도쿄 교도=연합뉴스) 사학스캔들로 지지율 급락을 겪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에 이번에는 여당 의원의 비서 폭행 의혹이라는 악재를 겪게 됐다. 22일 NHK에 따르면 주간신조(週刊新潮)는 사이타마(埼玉)현을 지역구로 둔 2선 중의원인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43·사진) 의원이 지난 18일까지 정책비서였던 55세 남성을 반복해서 때기고 폭언을 퍼부었다고 보도했다. 2017.6.22



투표 외에 자위대의 정치 행위를 제한한다는 자위대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자 이나다 방위상은 같은 날 자정 직전에 발언을 철회했지만, 비판은 날이 밝은 뒤에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

제1야당 민진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 대리는 지원 유세에서 "생각도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가케·모리토모(森友) 문제와 공모죄 등 지금의 아베 정권의 방식은 이상하다는 목소리를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나다 방위상의 사임을 요구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진당의 렌호(蓮舫) 대표는 "선거 지원을 하면서 자위대를 조직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방위상의 책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임해야 할 수준이 아니라 아베 총리가 파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관계자들도 이나다 방위상의 발언 대해 선거전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전날 저녁 이 발언을 전해 들은 정부 고위 관료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더니 "전후 문맥과 상관없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위상을 지내기도 했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이나다 방위상이) 전후 어떻게 말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발언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역정당 '도민퍼스트회'를 이끌며 이번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자민당과 제1당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는 이나다 방위상에 대해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민진당을 비롯한 야4당은 이나다 방위상의 사임을 요구한 뒤 관철되지 않을 경우 아베 총리에게 방위상 파면을 요구할 방침이다.

도쿄도의회 선거는 지자체의 의회 선거이지만, 전국의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지난 2009년 선거 당시 압승한 민주당(현 민진당)은 이후 이어진 중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해 정권 교체를 이뤘다. 2013년에는 자민당이 도쿄도의회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중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 [AP=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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