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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미군, '이지스함 사고' 일본측 조사요청에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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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화물선에선 "충돌 전 경고했다" 주장

뉴스1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선체 우측이 파손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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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근해에서 주일 미군 이지스 구축함과 필리핀 화물선 간 충돌사고가 발생한지 열흘이 넘었지만, 미군 측이 여전히 일본 당국의 사고원인 조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지난 24일 미 해안경비대를 통해 사고 이지스함의 손상 정도 확인과 승무원 조사, 그리고 사고 직전의 항로 데이터 등의 자료 제출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으나, 미군 측이 아직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해상보안청 또한 미군의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해선 미군 측이 1차적으로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한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 때문에 일단 컨테이너선 승무원 등에 대한 조사만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는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ACX크리스털'은 충돌해 선체 우측이 크게 파손됐으며, 이 사고로 침수된 피츠제럴드 선실 내에서 승조원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지프 오코인 미 해군 제7함대 사령관은 사고 발생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일본 측의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미군 측은 "자체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츠제럴드의 사고 당시 항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ACX크리스털' 선장은 최근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이지스함이) 충돌에 앞서 좌현 쪽에 접근한 것을 발견하고 라이트를 이용해 경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장의 주장대로 크리스털호로부터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피츠제럴드함이 회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이번 사고 책임은 피츠제럴드함에 있게 된다.

나카하시 가즈히로(中橋和博) 운수안전위원장은 "(미군 측에) 계속 조사 협조를 요청하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과거 사례를 비춰볼 대 이번 사고원인도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닛케이는 "지난 2009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항에서 미 해군함과 보트의 접촉사고가 났을 때도 미군이 운수안전위의 조사 협조 요구에 응하지 않는 바람에 사고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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