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2월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와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등이 회동을 가졌다.
당시 잉글랜드는 2018년 월드컵, 한국은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원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가 정 명예회장에게 잉글랜드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명예회장은 잉글랜드 측이 한국에 투표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잉글랜드의 제프 톰프슨 유치위원장은 "애초 한국에 투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정 명예회장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정 명예회장은 "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보고서는 "조사 내용만을 토대로 보면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윤리위 입장을 소개하며 "정 명예회장이 부인하는 것보다 톰프슨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면서도 의혹을 시인하는 게 훨씬 더 신뢰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잉글랜드 간의 투표 합의 의혹은 2014년 12월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의 보도로 불거졌다. 당시 인디펜던트는 "한국은 잉글랜드와의 약속을 파기하고 러시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에 대해 "특정 국가와 투표를 교환하기로 밀약하는 것은 FIFA 규정에 어긋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라며 정면으로 부인한 바 있다.
한편 보고서에는 잉글랜드 유치위원회가 각국의 지지를 얻는 과정에서 니콜라스 레오스 남미축구연맹 회장으로부터 여왕과의 만남을 요구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심지어 잭 워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의 양아들 일자리까지 알아봐줬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2018년 월드컵은 영국, 러시아, 포르투갈-스페인(공동개최), 벨기에-네덜란드(공동개최)의 4개 그룹이 유치를 신청했고, 2022년에는 한국과 카타르, 미국, 일본, 호주가 신청했다. 투표결과 2018년 개최지는 러시아, 2022년은 카타르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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