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법원에 헬기 공격…마두로 대통령 "테러 시도"(종합)

탈취한 경찰 헬기로 기총사격 뒤 수류탄 떨어뜨려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헬기 공격 (PG) [제작 최자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정정 불안이 계속되는 베네수엘라에서 27일(현지시간) 헬리콥터 한 대가 대법원을 공습했다고 AP·AFP·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상공에 탈취된 경찰 헬기가 나타나 대법원 사무실 방향으로 기총사격한 뒤 수류탄 2발을 떨어뜨렸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궁에서 생방송으로 언론과 대담 중이던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현 정권을 뒤흔들려는 테러 공격"이라며 곧바로 대공 방어 체제를 가동했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AP=연합뉴스]

헬기 공습을 실행한 주체를 반정부 시위 세력으로 규정한 마두로 대통령은 "수십 명이 죽거나 다치는 비극이 일어날 뻔 했다"며 "조만간 이번 테러 공격을 강행한 이들을 체포하겠다"고 선포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정보부 장관도 조종사가 탈취한 헬기로 공화국에 봉기했다며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하는 세력을 탄압하기 위한 구실로 이번 사건을 이용해 공포를 확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테러 주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온라인에선 반정부 구호가 적힌 배너를 단 푸른색 경찰 헬기 사진과 군복을 입은 남성이 마두로의 폭압에 항거하라고 종용하는 영상이 나돌았다.

영상에는 오스카 페레즈로 신원이 밝혀진 남성이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내일이 돼서야 우리의 양심과 국민에게 심판받거나 오늘 당장 이 부패한 정부에서 해방되는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읽고, 그 뒤에는 군복과 스키 마스크 차림의 남성 네 명이 소총을 들고 서 있는 장면이 담겼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3월 말부터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지금까지 70명 이상이 숨지는 등 극심한 혼돈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시위 현장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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