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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英정부, 폭동 막으려 런던 화재 사망자 수 숨긴다" 음모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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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까맣게 타 버린 런던 아파트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에서 정부가 폭동을 막기 위해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 참사의 정확한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다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노동당의 데이비드 라미 런던 시의원은 정부가 그렌펠 타워 화재 사망자 수를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라미 의원은 정부가 실제로 사망자 수를 숨기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피해 주민들의 주장과 정부의 공식 집계치 사이 격차가 있는 건 맞다고 강조했다.

런던 시경 출신 정치인인 케빈 헐리는 이에 "그는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부 국민들은 실제로 사망자 수가 은폐됐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헐리는 "수 많은 화재 사건을 조사해 본 경험에 비춰볼 때 건물 안에서 몇 명이 사망한 건지 경찰이 절대로 밝혀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현실"이라며 "건물 상층부는 거의 다 타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특수 수색 팀을 투입했다가 뼛조각 몇 개만을 발견해도 감지덕지 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새벽 24층짜리 공공임대 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불이 나 건물 전체가 탔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자를 79명으로 추정하며 앞으로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사망자 수가 경찰 추정치보다 높을 것이라며, 경찰이 지역 사회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진실을 감추려 한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사망자 수가 최소 150명은 될 거란 주장도 나온다.

1970년대 건설된 그렌펠 타워에는 총 120가구, 주민 400~600명이 살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화재 당시 일부는 대피에 성공했고 80여 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집계치를 둘러싼 논란은 정부가 이번 참사에 관한 정보를 대중에 충분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원성도 높다.

라미 의원은 "당국은 주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지역사회는 그렌페 타워 화재로 실망한 데 이어 사망자 수에 관한 정보 부족으로 또 한 번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그렌펠 타워 인근을 찾은 한 시민은 "분노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경찰이 정확한 수를 공개하길 원치 않는다는 관점도 이해한다"며 "하지만 주민들은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시민은 "이 곳처럼 높은 건물을 보면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 세 자릿수는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의문점이 풀리길 원할 뿐"이라고 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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