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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미국의 '中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은 대북제재 압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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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내심 잃었다…중국에 기회줬지만 결과는 못내"

이르면 금주 중국산 등 수입철강에 관세 부과조치 착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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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중국·북한 등 인신매매국 3등급 부여 (PG)
[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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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7일(현지시간)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 중 하나로 지정한 것은 실질적인 대북제재에 나설 것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인신매매 사실 자체에 근거한 평가라는 게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북한 문제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 폭스뉴스는 중국의 인신매매국 등급 지정과 관련한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참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며 "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라고 압박했으나 중국은 '평양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다'라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선거 기간에 쏟아냈던 중국의 통화 및 무역 문제에 관한 날선 비판을 접었다고 한다.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플로리다 주(州)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청해 '브로맨스'를 꽃피운 것이 그 결정판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북한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미사일 발사 시험을 거듭하고 최근에는 6차 핵실험을 준비한다는 정황까지 포착되자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거의 한 일이 없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최우선 외교정책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정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로이터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영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줬지만 충분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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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4월 미중 정상회담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과 중국의 도움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며 "적어도 나는 중국이 시도했다는 것은 안다"고 언급,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가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인도의 신규 대북제재 동참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도 중국에 대한 간접 압박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경쟁관계인 인도를 "진정한 친구"라고 부르며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조한 것 역시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중국을 겨냥한 인신매매국 등급 지정에 이은 다음 조치는 무역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이 미국 시장을 교란시키는 외국산 철강 덤핑에 철퇴를 내리기 위한 벌금 문제를 최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는 중국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NYT도 미 상무부가 금주 중 국가안보와 내수 철강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입 철강에 상당한 관세를 매기는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 조치에 격분할 수밖에 없다는 게 NYT의 예상이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핵·미사일 개발로 북한이 미국 안보의 중대한 위협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여론이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멈출 수 없다. 우리는 중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강경한 기조를 확인했다.

또한, 헤일리 대사는 중국이 만약 대북 강경론으로 돌아설 경우 러시아가 그 빈자리를 메우고 대신 경제적 지원을 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아직 증거는 없지만 이런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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