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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신중현·서태지·클론 … 리메이크 앨범으로 돌아온 전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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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데뷔 60년 … 젊은 뮤지션들 헌정

서,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컬래버

클론, 구준엽 믹싱으로 14곡 메들리

리메이크 앨범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 리메이크곡이 성시경의 ‘너에게’나 원더걸스의 ‘미, 인(Me, In)’처럼 앨범 수록곡 형태로 간헐적으로 발표됐다면, 이번에는 신중현·서태지·클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기획된 앨범들이 대거 출시된다. 신중현의 록과 함께한 7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과 같이 춤춘 90년대 등 한 시대를 풍미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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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리메이크 앨범들. 왼쪽부터 데뷔 60주년을 맞아 새 헌정앨범을 갖게 된 신중현.[사진 각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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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 최초로 버클리 음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신중현을 둘러싼 움직임이다. CJ문화재단은 대중음악 지원 프로그램 ‘튠업’에 선정된 젊은 뮤지션들과 함께 헌정앨범 ‘신중현 디 오리진(THE ORIGIN)’을 발매했다. 1974년 발매된 ‘신중현과 엽전들’ 1집을 재해석해 ABTB·블루파프리카 등 10팀이 ‘생각해’, ‘긴긴 밤’ 등을 각기 다른 색깔로 담아냈다. 특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미인’은 연합팀과 함께 신대철·장기하·박윤식 등 선배 뮤지션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1997년 발매됐던 국내 최초의 헌정앨범 ‘어 트리뷰트 투(A Tribute to) 신중현 1997’도 20년 만에 LP와 미니어처 CD로 재탄생했다. 강산에·윤도현밴드·봄여름가을겨울 등 11팀이 참여한 이 음반은 신대철·윤철·석철 3형제가 모두 참여한 ‘아름다운 강산’으로 끝을 맺는다. 페이퍼 크리에이티브 최성철 대표는 “당시 월간 ‘사회평론 길’의 최석우 편집장이 기획했던 음반이 절판된 이후 일본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재발매 요청이 있었다”며 “신중현 데뷔 60주년을 맞아 팬들뿐만 아니라 한국 음악사에도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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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서태지.[사진 각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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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5주년을 맞은 서태지는 리메이크 프로젝트 ‘25’를 시작한다. 9월 2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개최하는 ‘롯데카드 무브: 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를 앞두고 7~8팀의 후배들이 릴레이로 리메이크를 선보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다음주 공개될 첫 타자는 방탄소년단. 서태지컴퍼니 관계자는 “서태지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의 곡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라며 “1~4집까지 노래를 당시 앨범에 실렸던 편곡 그대로 준비하는 한편 이중 어떤 곡을 방탄과 함께 할지 최종 선곡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어반자카파·윤하·루피앤나플라 등이 참여를 확정한 상태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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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앨범에 37분 리믹스를 담은 클론. [사진 각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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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집 ‘빅토리’ 이후 12년 만에 미니앨범을 선보이는 클론의 행보도 음악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에일리가 피처링한 선공개곡 ‘밤디라리라’를 비롯 무더운 여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클론표 댄스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클론 역시 특별한 리메이크를 준비했다. 37분 21초에 달하는 ‘클론 드라이브 믹스셋’은 DJ Koo로 활동하는 구준엽의 믹싱으로 ‘꿍따리 샤바라’, ‘난’, ‘초련’ 등 총 14곡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리메이크가 많아진 것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 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의 흥행으로 인해 리메이크는 중장년 세대와 젊은층을 잇는 하나의 가교 같은 역할을 하게 됐다”며 “90년대 신세대의 상징이었던 서태지와 현재 정점에 있는 방탄소년단의 컬래버레이션은 또다른 문화적 접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메이크 자체가 음악을 소비하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화제가 될 수 없는 가요계의 현실을 반영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하루에도 몇 곡씩 쏟아지고 있는 신곡의 홍수 시대에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인디 뮤지션은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장점이 있는 반면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전설적인 음악이 새롭게 탄생하는 이번 음반을 계기로 음악생태계가 다변화되고 활성화되는데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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