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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Oh!쎈 현장] "이건 인생작"..'박열' 이준익X이제훈X최희서, 역대급 시대극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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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보라 기자]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이 영화의 의미와 가치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의 주인공 이제훈이 개봉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바람을 전했다.

27일 오후 서울 압구정CGV에서 ‘박열’의 라이브톡이 진행돼 이제훈 최희서 김인우 등 주연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작품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시간을 마련했다.

‘박열’은 9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까지도 일본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간토대학살 사건이 벌어진 1923년,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던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박열과 후미코는 각각 이제훈과 최희서가 맡아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제훈은 “박열이 자신의 재판과정에서 자신을 빠른 시간 안에 대역 죄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판결을 받아내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린 나이(22세)에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인물 박열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장르를 불문하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대세 배우로 거듭난 이제훈은 실존인물 박열을 지독하리만큼 사실적으로 재현해 냈다.

1923년 당시 발행된 신문과 항일 운동 조직의 단체 사진 등을 활용한 철저한 고증을 거쳐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로 완벽하게 변신한 이제훈은 그의 내면을 이해하고 동화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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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 역을 맡은 최희서는 “영화관을 나가시면서 박열과 후미코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에 대지진이 발생했는데,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조선인 사회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허위 소문을 퍼뜨린 뒤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두려웠던 일본은 이 사건을 은폐하기에 불령사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했던 리더 박열을 배후로 지목해 체포한다.

일본 정부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그들의 만행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릴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황태자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조선 최초의 대역죄인을 자처해 사형까지 무릅쓴 공판을 시작한다. 일본 지도자들의 명령에 사사건건 반대하고 일부러 엉뚱한 행동을 하는 박열의 투지가 이제훈의 연기를 통해 빛을 발했다.

배우들은 촬영 중 벌어졌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최희서는 “사실 제가 무거운데 2회 차에 이제훈씨가 저를 안고 가는 신이 있었다(웃음). 무거워서 굉장히 미안했다. 10번도 아니고 서른 번을 갔다. 막상 테이크는 한 두 번 밖에 안 갔지만 여러 각도로 많이 찍어서 굉장히 민망했다”라며 “그래도 박열과 후미코의 케미스트리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연기를 잘 듣고 보면서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를 졸면서 보신 분들이 많았다(웃음). 그래서 재미있게 가야한다는 생각에 악플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말해 시작부터 웃음을 더했다.

이어 그는 “역사적 스토리가 장대하기 때문에 상업영화로 찍으면 (제작비가) 100억, 200억 정도로는 모자란다. 불가능한 여건이라서 충분하지 않다면 차라리 모자란 게 낫다고 생각했다. 어설프게 스펙터클한 장면을 보여주느니 안 보여주는 게 낫겠다 싶었다”라며 “우리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무엇보다 박열과 후미코가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는 게 주요 포인트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칫 이 영화가 심리극에 가까워서 몰입을 못 하면 30분이 지나면 주무실 수가 있다”고 당부해 다시 한 번 객석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촬영을 하면서 불령사 조직원들이 신념과 의리를 지키는 도구로 노래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박열과 불령사가 공동의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공동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게, 혼자 붙잡혀 가는 박열의 등 뒤로, 노래를 부르면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싶어 급하게 찍었다”고 전했다.

'박열'은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일제 강점기 시대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박열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고 있다. 조선 최초의 궁중광대극 '왕의 남자, 영조-사도세자-정조까지 3대에 걸친 조선의 왕가를 조명했던 '사도',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였던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열사의 청년 시절을 담담하게 그려낸 '동주' 등 다수의 사극을 연출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준익 감독이 20여 년의 공을 들인 끝에 영화화했다.

이제훈은 “올 1월에 촬영을 시작해 2월 중순에 끝났다. 촬영부터 개봉하는 6월까지 시간이 짧지만 제게는 강렬하게 인상이 남는 작품이다”라며 “저는 앞으로 20~30년 후에도 연기를 하고 싶은데, 그때 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뭐냐고 물어보신다면 ‘박열’이 인생작이라고 답할 것 같다”고 했다.

최희서도 “‘박열’은 제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인데 앞으로 배우 인생을 따져봤을 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작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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