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84년된 日대표 부품기업 다카타, 결국 파산(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3위 에어백업체, 1억개 리콜사태에 몰락…26일 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신청, KSS가 인수]

머니투데이

/사진=블룸버그


에어백 세계 3대 업체이자 일본 대표 부품업체인 다카타가 26일 끝내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다카타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도 후폭풍이 예고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타는 이날 오전 도쿄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파산)을 신청했으며 법원도 이를 수리했다. 미국 자회사인 TK홀딩스도 전날 민사재생법에 해당하는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 적용을 신청했다. 다카타의 부품을 공급받은 자동차업체들은 대신 부담한 리콜 비용의 대부분을 민사재생법 절차를 통해 채권으로 신고하게 된다.

다카타는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지로 확산한 에어백 리콜로 지난 3월에 끝난 2016회계연도에 795억 엔(약 8136억 원)의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 총액은 약 3800억 엔으로 리콜 비용을 더하면 1조 엔을 넘어설 전망이다. 일본 제조업체로는 전후 최대 규모다.

다카타가 에어백 리콜 파문 이후 자체적인 재건 방안을 모색했지만, 에어백 파열 피해자 및 자동차에 대한 보상금과 전 세계 1억 개에 달하는 에어백 리콜 비용을 지급할 여력이 없자 파산을 신청하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진단했다.

다카타의 리콜 파문은 에어백 파열로 세계적으로 미국인 11명을 포함해 16명 이상이 숨지고 180여 명이 다치면서 시작됐다. 다카타는 지난 1월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의 법무부에 합의금 1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다카타의 기업회생은 중국 닝보전자의 미국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키세이프티시스템즈'(KSS)가 주도한다. KSS가 1750억 엔을 들여 새 회사를 설립한 뒤 다카타의 모든 자산과 리콜 원인이 된 부품을 제외한 사업을 내년 1~3월까지 인수할 방침이다. 다카타에는 리콜 원인이 된 부품 사업만 남는다. 다카타는 리콜 교환용 부품 공급을 계속하다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는 제이슨 루오 KSS 사장 겸 CEO가 겸임한다. 루오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에서는 공장 폐쇄도, 감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상하이에 있는 KSS 아시아 본부를 도쿄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이날 다카타를 7월 27일 상장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다카타의 법정관리 신청이 수리되자 즉각 이같이 결정했다. 다카타 주를 정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종일 거래 정지시켰다.

다카타의 파산 신청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도 후폭풍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회생 과정에서 에어백 리콜로 피해를 본 자동차업체들이 다카타의 채무 일부를 탕감하라는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내다봤다. 다카타는 사업 매각 이익 등을 밑천으로 리콜 비용을 지불하는 등 채무를 정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다카타는 1933년 일본 시가현 히코네시에서 섬유업체로 출발해 1980년대부터 에어백 생산을 시작했다. 에어백과 안전벨트 부문에서 전 세계 시장 점유율 약 20%를 차지해왔다. 일본 대표 부품업체인 다카타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높은 질로 승부를 봐왔던 일본 제조업계의 명성에도 금이 갔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다카타는 26일 오전 11시부터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위기와 파산 신청 경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보라 기자 purpl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