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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탈리아, 2개 부실은행에 170억 유로 투입…파산 절차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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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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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는 파산 절차에 들어간 '방카 포폴라레 디 비첸차'와 '베네토 방카'에 총 170억 유로(21조 6364억 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경제부장관이 두 은행의 부실 대출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추가로 120억 유로를 투입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네토 방카의 우량 자산을 인수하게 될 방카 인테사 산파올로(이하 인테사)에 이탈리아 정부가 52억 유로를 지원키로 하면서 총 170억 유로를 지원하게 되는 셈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인테사에 지원하는 52억 유로 중 48억 유로는 우량 자산을 인수한 후에도 은행이 자본비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4억 유로는 또 인테사가 인수한 우량자산들이 향후 악성자산으로 바뀔 것을 대비해 보증액으로 사용된다.

지난 23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탈리아 정부의 두 은행 구제 방안을 예비 승인했다.

이날 ECB는 성명을 통해 "두 은행에 자금 확충을 위한 시간을 줬으나 계속 자기자본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이 두 은행이 이탈리아 파산 관련법에 따라 청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이미 아틀란테 기금을 활용해 35억 유로를 투입하는 등 두 은행을 회생시키려 했지만 막대한 부실채권(NPL)과 경제 위기 여파 등으로 64억 유로의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주 이탈리아 대형 은행인 인테사는 두 은행의 NPL과 후순위 채권을 제외한 자산과 부채 일부를 인수할 의향을 내비쳤다. 금액은 상징적으로 1유로였다. 또, 은행의 파산에 따른 4000여 명의 실업 비용과 법적 위험은 이탈리아 정부가 책임을 지는 조건이었다.

젠틸로니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은행의 무질서한 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의 개입은 중요하고, 시급하고, 필요하다"면서 "두 은행은 차질없이 월요일 정상적으로 영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 은행들이 이탈리아 공업 중심지인 베네토주에 위치해 경제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이번 구제금융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마가렛트 베스타거 유럽연합(EU) 의원은 "이탈리아는 베네토 지역에 경제 폐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부실 은행 구제에 회원국이 국고를 투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비중이 높지 않은 은행에 대해서는 국가 주도의 청산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신혜리 기자 hye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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