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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모디 26일 첫 회동···'아메리카 퍼스트' VS '메이크 인 인디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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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연설하는 트럼프


뉴시스

회담장 향하는 모디 총리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인 인도의 정상이 26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회동을 갖고 이민정책과 제조업 부흥, 기후변화 대응 등 이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CNN머니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를 이끄는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면서, 양국 정상들이 여러 이슈에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순탄치 않은 대화(tough talking)”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모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은 13억 인구의 인도 시장을 뚫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민정책 갈등

미국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인 H-1B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인도였다. 미국이 발급하는 H-1B 비자의 70% 정도는 인도인의 정보기술(IT) 인력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IT 기업들이 H-1B 비자를 이용해 미국의 일자리를 값싼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8일 미국 기업들의 외국인 인력 채용을 보다 더 엄격하게 심사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한 행정명령의 타이틀은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정책은 미국 대기업들의 아웃소싱 업무를 맡아 하고 있는 인도기업들과 미국에 진출해 있는 인도 IT 인력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CNN머니는 모디 총리가 이번 미국-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인들이 미국 IT업계의 인력 부족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편한 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 ‘아메리카 퍼스트’ VS ‘메이크 인 인디아’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되게 외치고 있는 구호는 ‘아메리카 퍼스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켜 일자리를 다시 살려 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취임 이래 인도의 제조업 부흥을 위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와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는 충돌할 수밖에 없는 내용인 것이다.

모디 정부는 인도 시장 개방에 대한 대가로 자국 내 생산기지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그 결실의 하나로 애플은 최근 아이폰 조립공장을 인도에 세웠다. 록히드마틴은 만일 인도 공군이 F-16 전투기를 대량 수주한다면 조립공장을 인도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포드는 오는 2018년부터 인도에서 생산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무역적자를 유발시키는 나라들로 멕시코와 중국, 독일 등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아직 인도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레이더 스크린에 포착될 것이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은 평가다.

CNN머니는 미국의 지난해 대(對)인도 무역수지 적자가 240억 달러(약 27조2400억 원)에 달했다면서 인도 역시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의 감시 대상 리스트에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기후변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과 함께 파리협정에 대해 강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번 양국 정상 회담의 공식 어젠다는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 간 대화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배경으로 자리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미 파리협정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을 한 차례 벌인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파리협정에 서명을 한 뒤 수십 억 달러의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다고며 비난을 퍼부였다. 이에 대해 인도정부는 트럼프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실체가 없는(absolutely no reality)” 것이라고 맞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탄산업 부흥을 약속하고 있다. 반면 모디 총리는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모디 총리는 오는 2030년부터 인도에서는 전기자동차 판매만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시너지 효과” 낼 절호의 기회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슈들을 놓고 대화를 하겠지만 양국은 여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루 아그라왈 미시간대 환경학 교수는 “인도는 전기자동차와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서 디지털 혁신과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모디 총리의 미국 방문에 흥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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