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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점심 전쟁①]팍팍한 살림살이…직장인, 점심값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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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 6100원…2년 연속 감소세
소득은 제자리, 가계부채 급증→점심값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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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마포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병호(34)씨는 매일 점심값으로 7000원 가량을 쓴다. 정씨의 직장은 구내식당이 없는 탓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등 인근 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를 선택한 최소 가격이다. 동료 서너명과 함께 점심을 먹지만 더치페이가 일상이 됐다. 점심 후 후식으로 먹는 커피만 돌아가면서 산다. 배불리 먹는 것도 아니면서 매월 점심값으로만 20만원 안팎을 쓴다. 정씨는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아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기도 힘들다"면서 "월급은 소폭 오르는데 그치는 반면 외식가격은 올라 가끔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식사 비용을 줄이고 있다. 월급은 제자리인 반면 주거비와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는 탓이다.

26일 취업포탈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6100원으로 2016년 6370원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이어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이 줄어든 요인 중에는 편의점 이용이나 도시락을 싸 오는 직장인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점심값은 2009년 5193원에서 2015년 6566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먹는' 직장인 44.8%로 가장 많았고, '구내식당에서 먹는다'는 답변은 33.6%로 뒤를 이었다. 이어 '편의점 등에서 사 온다' 9.8%, '도시락을 싸온다' 8.9% 순이었다.

'회사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 직장인들은 점심값으로 평균 7050원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7816원)에 비해 1000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구내식당에서 먹는다'는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은 5510원, '도시락을 싸오는' 직장인들은 평균 4870원, '편의점 등에서 사 온다'는 직장인들은 평균 4840원의 점심값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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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2연 연속 점심값을 줄인데는 빠듯한 가계살림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2인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0.8%에서 3분기 0.7%, 4분기 0.2% 등으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1% 중반까지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소득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반면, 각 가정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7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3.3%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6%포인트 상승했다.

한 해 동안 가계가 쓸 수 있는 돈과 부채의 규모를 비교하는 척도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53.3%라는 것은 가계의 한 해 소득에서 세금과 보험료 등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부분을 빼고 남은 금액을 모두 빚 갚는 데 써도 여전히 가처분소득의 약 절반만큼이 빚으로 남아있단 의미다. 가계부채(가계신용통계 기준)는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359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1% 증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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