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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초점]"수박하나 사먹기 힘드네요"···과일 물가 4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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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할인행사하는 충북 아리향 수박 10만개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날씨가 더워지니 수박이 당기는데 가격이 정말 만만치 않네요.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과일값이 그만 좀 올랐으면 좋겠어요."

과일 물가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근 더위처럼 서민들이 물가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여름이 되면 시원한 수박, 참외 등이 생각나기 마련이지만 막상 지갑을 열어보면 과일이 마치 '그림의 떡'이 된 것 같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26일 통계청 및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귤, 사과, 포도 등 과일 가격이 계속 오르며 과실물가지수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과실물가지수는 118.15로 201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격이 치솟자 서민들은 여름철 과일을 마음놓고 소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과거 여름이면 시원한 수박화채로 더위를 쫓던 것도 이제는 부담이다.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가운데 과일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사는 A씨는 "지난해에는 1만원 중반대면 수박을 구입해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2만원을 줘야 한다"며 "작년에 한 통 살 돈으로 지금은 반 통 짜리를 사다 먹는다"고 말했다.

동탄에 사는 B씨도 "요즘 마트에서 과일 사기가 겁난다"며 "참외를 좋아하는데 너무 비싸서 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동탄에 거주하는 C씨도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아이들이 수박을 너무 좋아해서 살 수 밖에 없다"며 "먹고 싶다는 데 안 먹일 수도 없지 않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혼자 살고 있는 D씨는 "혼자 살다보니 건강을 생각해 챙겨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잘 안먹게 된다"며 "귀찮은 것도 있지만 가격도 부담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농산물 물가 상승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해짐에 따라 가격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

과일가격이 이처럼 치솟자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은 없는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전문가들은 과일은 유통 단계가 길고, 그 과정에서 로스(loss)로 인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공산품과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지의 생산 현황과 유통 현황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에 따라 뜀뛰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농촌진흥청, 농업관측센터 등 농산물 수급 및 기술지도 관련 기관별 역할 분담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현장 대응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계절에 따른 수요공급은 급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요공급 예측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날씨라든가 여러 가지 대비를 하기 위한 예측 시스템이 있다"며 "이러한 예측 시스템을 좀 더 정확히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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