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경제효과 7조달러…`도로위 슈퍼컴` 자율주행차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장선점 나선 CPU강자 인텔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또는 무인자동차)는 '도로 위의 슈퍼컴퓨터'라고 불린다. 스마트폰보다 1000배 이상 많은 반도체 칩이 들어가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량 시대가 오기 위해서는 산업 간의 초월적 협력이 필요한데, 그 시장 효과가 2050년에는 7조달러(약 8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의뢰해 '미래를 가속하다: 떠오르는 승객 경제(Passenger Economy)의 영향력'을 주제로 자율주행 기술 시장을 조사하고, 이 같은 내용을 이달 발표했다. 보고서는 완전 자율주행하는 차량이 생성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승객 경제'라고 정의했다. 여기에는 자율주행 차량 이용으로 인해 파생되는 제품·서비스의 가치와 자율주행차 이용에 따른 시간·자원의 간접적 절약도 포함된다. 인텔과 SA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처음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5단계 자율주행차가 등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50년 7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일본과 브라질의 올해 예상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7조달러 중 소비자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전체 매출의 55%인 3조7250억달러(약 4250조원), 기업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전체의 43%인 2조9660억달러(약 3385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그 밖에 자율주행 드론 배송 서비스나 차량 재충전 시설 등 새로운 서비스는 2030억달러(약 231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선진시장이 매출 가운데 4분의 3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아시아가 47%로 3조2000억달러, 미 대륙이 29%로 2조달러, 유럽이 24%로 1조7000억달러 등이다.

이 보고서는 승객 경제가 개인의 차량 소유를 '서비스로서의 이동성(MaaS·Mobility as a Service)'이 대체하고, 새로운 운송·교통 서비스를 등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MaaS는 일반적으로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될수록 자가 소유 차량 비율은 낮아져서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으로 구성된 교통 시스템이 차량 간 네트워크로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그 밖에도 2035년부터 2045년까지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최소 58만5000명은 줄어들 것이고, 교통사고 관련 공공안전 비용이 2340억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승객 경제를 촉발하는 요인으로 △모바일 연결성 △도시화 △차랑 공유 네트워크의 부상 △교통 혼잡과 오염 등을 해결하려는 정부 규제 등을 꼽았다.

7조달러 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 많은 기업이 준비 중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협력 전선이 구축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ICT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강자인 인텔은 시장 가능성을 보고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에 들어서면서 자동차를 움직였던 핵심 에너지가 화석연료에서 데이터로 바뀌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인텔은 2015년 12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업체 알테라를 약 18조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하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밟아왔다. FPGA는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로, 시제품을 만들 때 주로 활용된다. 지난 3월에는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카메라를 만드는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를 약 17조원에 인수했다. 오는 3분기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에 자율주행차 개발에 필요한 제작 소프트웨어 '인텔고(GO)'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동차의 눈은 모빌아이의 기술로, 두뇌는 인텔이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V2X 기술도 필수불가결하다. V2X 기술은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주변(인프라), 기지국 등을 연결하는 통신과 IoT 기술이다. 인텔은 V2X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장을 위해 '네트워크 빌더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BMW와 손잡은 인텔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연내에 BMW 7시리즈 자율주행차 40대를 시험 생산하고, 2021년에는 자율주행차 'BMW iNEXT'를 시중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새너제이 첨단차량 연구소에서 BMW, 델파이, 모빌아이, 에릭슨 등과 함께 개발한 4단계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4단계는 완전 자율주행의 직전 차량으로, '도어 투 도어'가 가능한 통합 자율주행 단계다.

[조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