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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실리콘밸리 리포트] `유통 생태계 포식자` 아마존의 진격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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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2017년에 상징을 부여한다면 아마도 '아마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의 공격적 사업 확장에 경쟁자들은 불안에 떨고 소비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아마존은 6월 들어 주가 1000달러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Whole Foods)'를 전격 인수하면서 2017년을 아마존의 해로 만들었다. 이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3% 급등했다. 유통 경쟁자 월마트와 타깃 주가는 각각 5%, 10% 가까이 하락했고 식료품 업체들의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크로거 주식은 14%, 푸드 라이언과 자이언트 슈퍼마켓 모기업인 아홀드 델하이즈도 10% 급락했다. 홀푸드 라이벌인 유기농 식료품 업체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 주식은 14%, 코스트코도 8% 폭락했다. 식품 주식도 급락했다. 허시, 캠벨 수프, 켈로그 등의 주가도 4%가량 하락했다.

지난 21일 아마존은 '프라임 워드로브(Prime Wardrobe)' 사업 발표로 미국 백화점 업계를 초토화시켰다. 아마존 워드로브는 의류, 액세서리를 구매하기 전 미리 입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이 온라인에서 선택한 제품을 미리 입어본 후 무료로 반품할 수 있다. 이 발표로 미국의 대표 백화점 체인인 JC페니, 딜라즈,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세계 최대 스포츠의류 업체 나이키도 아마존닷컴에 입점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나이키 제품은 제3자나 무면허 딜러들을 통한 것들이다. 나이키는 아마존에 공식 입점하는 것을 계기로 할인을 제한하고 온라인 판매를 대대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마존이 유통업계에서 생태계 포식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기존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아마존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미래는 무엇일까? 시장조사 전문기관 CB인사이츠는 아마존의 인수·합병 및 투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예측했다. CB인사이츠는 아마존의 차기 핵심 서비스는 '인공지능'이라고 점찍었다. 실제 지난 4월 발표된 주주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제프 베저스 창업자는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에 대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바 있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비서, 자연어 처리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은 "결국 아마존은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 회사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마존은 '알렉사펀드'를 운용하면서 알렉사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자와 하드웨어 생태계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전체 사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 아마존은 실제 유전자 정보 스타트업 그레일(Grail)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아마존은 그레일에 대한 투자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 등 유전체학이 컴퓨팅 분야의 주요 영역이 될 것을 예고했다. 아마존의 대용량 데이터 및 인공지능 도구를 통해 의료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차세대 물류는 아마존 연구개발의 중심이다. 아마존의 2016년 특허 중 거의 80개가 물류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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